매일신문

접점 못찾는 지역 군부대 민원

대구.경북내 군부대 인근 지역 문제 해소를 위해 정치권과 해당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문제해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 곽성문(郭成文) 의원은 각각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군관계자들을 불러 남구의 미군 헬기장 무상이전과 포항시 오천사격장 이전 문제를 논의했으나 국방부 측의 답변은 기대 이하였다.

▲H-805 헬기장 무상이전 계획 난항=15일 곽 의원 사무실에는 이신학 남구청장, 윤종식 국방부 대미사업부 과장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곽 의원과 이 청장은 2006년 예정인 헬기장 이전 시기를 앞당겨 줄 것과 이전시 토지매입 대금의 무상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국방부 측은 '특정 지역만 지원할 경우 정부정책의 형평성을 잃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반대했다.

이 청장은 "헬기장으로 이용된 지역에 아파트 등이 들어섰다면 지난 50년 간 남구청에 돌아오는 세금만 하더라도 줄잡아 500억원에 이른다"며 "주변토지까지 이용할 경우를 가정, 남구의 재정적 손실을 소급적용하면 적어도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도 "헬기장이 대구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있어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한편 주거시설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헬기장 무상증여 문제를 해결해 남구가 계획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복합서비스 타운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 측은 "부지 상환 시기는 이미 일년이나 앞당긴 상태로 더 이상은 곤란하다"고 밝힌 뒤 무상 증여에 대해서도 "부대이전 비용 등 현 상태로는 국방부내 다른 재원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포항 오천사격장 이전 각론이 없다=한나라당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 정치적 휴지기를 보내던 이상득 의원이 모처럼만에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 측과 접촉, 긍적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그러나 정부측의 입장은 총론에서의 긍정적으로 답했을 뿐 세부 이전 계획은 아직까지 수립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광웅 국방장관을 만나 포항시 남구소재 해병 제1사단 사격장 이전문제와 영일만신항 배후 현대중공업 이전 예정부지에 있는 해병 강하훈련장 이전문제 등 포항지역 군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의원은 "오천사격장 주변지역은 반경 1.5km 이내에 2만8천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고, 포항 남구지역의 주거 물류 상업의 중심지에 해당하므로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전임장관과 해군.해병대사령부에서도 긍적적으로 보고 있어 장기발전계획에 따라 이전계획을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격장 이전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답변이 이뤄졌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긍정적 답변은 수년 전부터 있었다. 보다 실질적인 세부 계획안 마련을 제시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고 비판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어 문제 해결에 대한 정치권.정부의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는 뒷짐=위 두 지역 외에 동구에 위치한 전투기 비행장 인근 지역의 소음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16대에는 이 지역 출신인 강신성일 전 의원, 박창달 의원 등이 소음 피해 보상 대책마련에 적극적이었으나 17대 들어서는 정치권에서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다.

동구 출신 박 의원은 선거법 문제로 대외활동을 제한받고 있는 상태이고 주성영 의원은 동구가 갑.을로 나눠져서인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전투기 비행장 인근 소음 문제 보상을 위한 법안도 지난 16대 때 자동폐기된 이후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