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市, 쓰레기 매립장 무대책(?)

달성군 서재주민들의 쓰레기 매립장 진출입 도로점거 천막농성으로 6일째 쓰레기 반입이 중단되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내 곳곳이 쓰레기로 넘치고 시민불편도 커지고 있으나 대구시는 주민들과의 대화창구마저 외면하는 듯한 인상이다. 주민들이 매립장 확장 반대만 주장하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는 사실상 대화가 어렵다는 것.

29일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도 대구시는 매립장 확장의 당위성과 종량제 봉투사용 및 쓰레기 감량 등 시민 의식에만 호소하는 안일한 대책만 내놓았다. 그리고는 정작 당사자인 서재 주민들에겐 대화 촉구와 향후 지역개발 및 복지시설 지원 등 그동안 거론된 대안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이는 서재주민들을 설득시키기에는 크게 못 미쳤을 뿐 아니라 시민불편에 대한 대책으로서도 크게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시의 상황인식과 대처능력에 대해 실망했다는 반응이다.

대구시가 지하철 파업때처럼 농성 주민들이 시위를 끝내기만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자칫 이 같은 안일한 대처는 주민감정을 악화시켜 부안 핵폐기장 사건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이미 매립장 확장 문제로 주민들과 여러 차례 마찰이 빚어진 데다 대구시민이 30년간 사용할 매립장 조성인 만큼 물리적 충돌도 충분히 예상됐던 것에 반해 대구시의 대처방법은 기대 이하란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추위 속 밤샘 농성을 해도 시의 책임있는 누구 한사람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며 "주민대표들을 잡아 가두고 대화하자는 것은 시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주민 주장처럼 사태해결은 쉽잖을 전망이다. 시민단체 등과의 연계소문도 나돌고 한차례 공권력 투입으로 주민 감정만 악화시켰을 뿐이어서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금의 매립장이 2,3년 뒤면 포화상태가 되니 확장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립장이 필요한 만큼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악화된 주민감정을 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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