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다가오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악용한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송 교재의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는 교재를 100만원대에 판매하는 사례도 있고, 과외 교사의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수능 족집게 강의' 브로커들도 설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입시 과열과 한탕주의가 결합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족집게 강의 같은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상식의 길과 정도를 따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수능을 보름 정도 남긴 현 시점에서는 족집게 수업이 아니라 수험생의 생활태도와 정신자세가 승패의 관건이 된다.
◇생활 태도
고3 교실이나 재수생이 공부하는 학원에는 아침부터 계속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불규칙적인 생활로 인해 공부는 별로 하지 못했으면서 몸만 지쳐 생활의 활력과 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은 입시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 시기는 가만히 있어도 긴장과 불안 때문에 피로가 엄습해 온다.
몸이 가볍고 상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공부를 해도 능률이 오른다.
지금부터는 생활관리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6시간 이상 자고,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수면 부족은 몸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학습능률을 저하시킨다.
이런 생활이 며칠 계속되면 마음은 더욱 불안해지고 결국엔 학습 의욕마저 잃어 자포자기의 상태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게 된다.
평소 모의고사에서는 성적이 잘 나오다가 실제 시험을 망치게 되는 학생들 대부분이 최종 마무리 과정에서 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다.
지금은 한두 시간 공부를 더 하는 것보다는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잠은 6시간 이상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면 피로회복이 빠르고 낮 시간에 더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생활리듬을 낮 주기로 바꾸어야 한다.
2, 3일에 한 번 정도는 온수욕을 하며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수능시험에서 평소보다 20~30점을 더 받은 수험생들을 조사해 보면 시험 당일날 몸의 컨디션이 최상의 상태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건강 문제에 너무 민감하면 오히려 해로우므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업시간 놓치지 말아야
이 무렵 교실에서는 진행 중인 교과 외에 다른 과목을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보다 더 어리석은 짓은 없다.
혼자 공부하다 보면 한 두 과목에 치우치기가 쉽고 그러다 보면 전 과목에 대한 감각을 잃게 된다.
다 아는 내용이라도 반드시 수업을 들어야 한다.
평소 성적이 잘 나오는 수험생이라도 정규 수업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재수생 중에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혼자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 경우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상위권 재수생들이 마지막 정리에서 균형을 잃어 고득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대문이다.
▶자신을 신뢰하라
요즈음 교실이 그 어느 때보다 소란스럽다는 사실을 수험생 자신들은 잘 알고 있다.
불안한 마음에 같이 모여 떠드는 경우가 많다.
같이 떠들 때는 다가올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잠시 잊을 수 있지만 나중에 혼자 있을 때면 더욱 공허하고 허탈해지며 심한 경우 생활 리듬이 급속하게 깨어지기도 한다.
주변 소란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누가 좀 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자신 외에는 어느 누구도 수험생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주지 못한다.
하루하루 계획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여 성취감을 쌓는 것이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 유의 사항
▶문제풀이 시간 조절
수능시험은 문항당 문제풀이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전 영역에 걸친 모의고사 문제를 일주일에 한 번씩 풀어보면서 시간 조절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시험에서 한 번 틀렸던 문제는 반복해서 틀리기 쉽다.
따라서 지금까지 치른 시험문제를 다시 한 번 훑어보며 틀렸던 문제와 관련된 기본 개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공부한 참고서와 문제집에서 어렵다고 느꼈거나 이해가 잘 안 된 단원을 다시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때 시간에 쫓기다 보면 평소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과목을 포기하기가 쉽다.
그러나 자신 없는 과목이라도 기본 개념 정도는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적극적인 자세
대부분 수험생들이 지금은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한다.
이 때 잘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고 답부터 보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모르는 문제 앞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자신도 모르게 해결의 방향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 이런 훈련을 쌓아야 수능시험 당일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끝까지 혼자서 해결하겠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남은 기간 두세 번 정도는 OMR 답안지가 있는 전 과목 실전 모의고사 문제로 정한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고 답안지에 마킹하는 연습을 하면서 속도조절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이는 마라톤에 비유하면 풀코스 완주 훈련에 해당된다.
▶바쁠수록 느긋하게
수능시험의 특성상 맹목적인 암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암기하려 하면 시간도 부족하고 학습 부담도 많이 느끼게 된다.
수능시험이 임박할수록 많은 수험생들이 시간이 없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고 다지기보다는 진도 위주로 책장만 넘긴다.
이 경우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점수와 연결되기는 어렵다.
시간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학부모유의사항
▶족집게 강사나 강의는 없다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하여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다.
수능 문제는 출제위원들의 창작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올해 EBS 수능방송이 시작됐지만 방송교재 문제가 그대로 나오기보다는 그 지문이나 자료, 도표, 개념 등이 활용된 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따라서 적중 문항을 구체적으로 집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부모의 자세
감시·감독을 사랑과 관심으로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다.
극성 학부모 밑에는 소심하고 소극적인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믿고 맡기는 자세가 중요하며,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격려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부모가 믿고 맡기는 자세를 보여줄 때 수험생은 더욱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천재를 만드는 비법은 칭찬과 격려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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