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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담배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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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세기적인 '담배 재판'이 진행중이다. 미국 정부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2천800억달러 부당이득 반환 소송이 그것이다. 클린턴 집권기인 지난 1999년 법무부가 필립 모리스, RJ 레이놀스,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 타바코, 로리아 타바코, 리겟 그룹 등 5대 담배 업체에 대해 담배의 인체 유해성을 은폐해 시민과 의회를 오도했다며 그동안 취득한 부당 이익을 모두 반환하라고 제소한 것이다.

◎…첫 재판은 지난 9월 워싱턴 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재판에서 원고 측인 법무부 검사는 담배회사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담배판매를 위한 불법 부당행위로 위험성을 은폐함으로써 대중을 속이고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이 재판은 사기와 속임수에 관한 것이며, 사기에 의해 돈을 벌었다면 그것은 그들의 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 재판은 '시민 사취' 소송으로 불린다.

◎…법무부는 옛날 마피아 조직의 상거래 개입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갈취 및 부패조직 관련법'을 담배회사에 적용했다. 미국 정부가 담배회사를 마피아에 버금가는 위험하고 파렴치한 집단으로 보고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개인'단체에 의한 여러 담배 재판들이 있었지만 이 재판은 담배와 관련한 총체적 결론을 추구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도 2건의 담배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중, 지난 1999년 폐암환자와 가족들이 제기한 재판과 관련해서 최근 서울대 의대가 "원고들의 흡연과 폐암의 구체적 인과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감정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KT&G와 애연가들이 자칫 반색할만한 소식처럼 보이지만, 원고 특정인의 경우에 한정된 의견이어서 담배의 유해성을 부정한 것으로 곡해할 일은 아니다.

◎…담배 재판은 단기간에 간단히 끝날 일이 아니다. 미국 법무부는 담배회사들이 지난 1960년대부터 연구소를 설립해 흡연의 위험성을 호도해온 사실과 니코틴 수준 조작, 청소년 상대 판촉 등 불법 부당행위를 빠짐없이 조사해, 담배회사에 무려 145개 혐의를 걸었다. 치열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영기업이나 다름없는 KT&G와 싸워야 하는 한국의 담배 재판은 전도가 험난하지 않을 수 없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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