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을 단순히 따라하는 건 질색이라는 개성파 여성 이경란(24·대구 파산동)씨. 그녀는 힙합 패션을 즐겨 입고 홍콩 액션영화를 사랑한다
또 복싱에 빠져 6개월 동안 샌드백을 치고 받았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눈살을 찌푸릴 듯한 왈가닥이지만 그녀는 자기만의 세계를 맘껏 즐기는 당찬 젊은이다.
여느 또래의 여성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분명히 갖고 있다.
그런 그녀가 요즘 제대로 된 단짝(?)을 만났다.
그 행운의 주인공은 남성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보드웨이'.
"보드웨이를 타면서 느끼는 스릴은 안 타본 사람은 몰라요.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더 설레는 거 있죠?" 보드웨이 자랑에 번뜩이는 그녀의 눈빛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보드웨이에 푹 빠져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녀가 보드웨이를 처음 접한 건 지난 8월 말. 우연히 친구를 따라갔다 내리막을 쌩하니 내려오는 보드웨이의 매력에 한눈에 반하고부터다.
그 때부터 그녀는 매일같이 직장을 마치자마자 보드웨이를 들고 경북대 캠퍼스나 대구월드컵경기장 주변에서 살다시피했다.
"처음엔 보호장비 없이 타는 바람에 팔에 멍이 들고 무릎도 까지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래도 아픈지 모르겠더라구요." 너무 열심히 타 다음날 온몸이 당겨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단다.
바깥에 일을 보러 갈 때도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대신 보드웨이에 몸을 실었다.
"보드웨이를 타고 길거리를 다니면 쳐다보는 사람이 간혹 있지만 개의치 않아요. 오히려 그런 시선을 즐겨요"라는 그녀는 누가 봐도 신세대다.
그녀의 남다른 열정은 결국 2달 반 만에 빛을 봤다.
지난달 30·31일 대구월드컵경기장 제1주차장에서 열린 '익스트림스포츠 페스티벌'보드웨이 부문에서 전국의 실력파 남자들을 당당히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주위에서 모두 놀라더라구요. 일부 참가 여성분들도 있었지만 경사가 심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더라구요."그렇지만 그녀는 달랐다.
다른 여성들이 포기하니까 오히려 용기가 생겼다.
예기치 않은 이번 입상은 그녀에게 많은 것을 선물했다.
보드웨이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삶의 의욕까지….
지난 14일 오후 2시 경북대 캠퍼스 본관 앞. 그녀는 취재를 위해 보드웨이 시범을 보였다.
긴 머리를 펄럭이며 미소를 머금고 내리막을 달리는 모습은 지나가는 대학생들의 눈길까지 단번에 사로잡았다.
"스피드를 즐기기엔 보드웨이가 최고예요. 일반 스케이트 보드보다 속도가 3,4배는 빨라요"라며 보드웨이의 장점을 늘어놓는다.
"그뿐인가요, 힘을 주는 발의 방향과 몸을 기울이는 방향에 따라 보드웨이 방향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요."또 가격도 저렴하고 배우기가 쉽다는 등등. 그녀의 보드웨이 예찬은 끝나질 않는다.
그녀는 현재 다음카페의 '보드웨이' 동우회 회원이다.
여기에는 전국적으로 1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고 대구에도 15명가량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 20·30대가 대부분이지만 서울에는 머리가 희끗한 60대 할아버지 회원도 있다고.
"보드웨이는 몇시간만 배워도 어느 정도 탈 수 있을 만큼 쉬워요. 무엇보다 필요한 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죠."
▨보드웨이란…
보드웨이는 쉽게 말해 '땅에서 즐기는 스노보드'다.
스케이트보드와 스노보드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 대부분의 보드들이 외국에서 제작된 것임에 반해 이 제품은 우리나라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신토불이 제품으로 이미 세계 114개국에 특허를 출원했을 만큼 인정받고 있다.
보드웨이는 스노보드와 같은 원리지만 눈이 없이도 4계절 내내 스노보드의 질주 쾌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외형은 스케이트보드와 유사하지만 두개의 앞 바퀴 사이에 특수 합금으로 제작된 방향 전환용 캐스터가 보드웨이의 핵심이다.
이 캐스터는 눈 위를 달리는 것과 같이 몸의 기울기와 무게 중심에 따라 방향을 바꿔주기 때문에 스노보드처럼 요리조리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준다.
보드웨이는 어떤 기능이 강화되었나에 따라 크게 5종류로 나눈다.
G-보드웨이는 스노보드처럼 언덕에서 활강을 주 기술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제품으로 지금 현재 국내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다.
롱-보드웨이는 G-보드웨이보다 더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좀 더 안정적인 활강을 할 수 있게 고안된 제품. K-보드웨이는 보드웨이에 킥보드 기능을 합쳐 어린이나 초보자, 여성 등이 좀 더 안전하게 탈 수 있게 개발된 제품이다.
Y-보드웨이는 브레이크 패드와 은은한 제동력을 줄 수 있는 뒷부분 접합식 브레이크가 부착된 제품. 회전반경을 크게 해 스릴감을 극대화하고 싶은 전문가들을 위해 제작되었다.
가격은 G-보드웨이가 9만원선, 롱-보드웨이 15만원선, K-보드웨이 12만원선, Y-보드웨이가 20만원선이다.
아직 지역에선 파는 곳이 거의 없어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사진: 지난 14일 오후 경북대 캠퍼스내에서 시범
을 보이고 있는 이경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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