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주적(主敵)'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 삭제를 시사한 데 이어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도 17일 국회에서 주적 개념 삭제 입장을 밝히자 한나라당이 '안보 무장해제'라며 발끈하고 나선 것.
정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주적 개념은 낡은 개념이다.
국방백서에서 다른 용어로 서술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 장관도 같은 날 오전 국방혁신과 관련해 과장급 간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군사정책은 국가의 외교안보 정책의 하위개념으로 '주적' 문제도 그렇다"며 내년 1월 발간 예정인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는 표현을 삭제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북한은 변하지 않고 있는데 남한만 무장 해제하는 꼴"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대변인은 "불안해 할 국민들은 염두에 두지 않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이며, 남북 정상회담 등 정치적 성과물을 의식한 북한 눈치 보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이성을 되찾고 안보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북한이 먼저 요구한 적도 없는, 주적 개념을 우리 스스로 없애려는 것은 정 장관의 안보 상황에 대한 오판과 무지에서 비롯된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보수성향 의원모임인 '자유포럼'은 성명을 내고 "북한이 적화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는 현 상황 속에서, 국가의 안보 상황을 책임지는 국방장관이 군 스스로의 존재를 모호하게 하는 '주적' 삭제를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정권의 눈치만 살피면서 스스로 안보공백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며 윤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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