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 단위 공동구매'아파트 소비조합'출범

"소비자들이 직접 생산자와 흥정을 해 가격을 결정하고 물건을 산다.

"

전국의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생산자 직거래로 각종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소비조합이 출범했다.

11일부터 김치냉장고 등 주요 제품에 대해 공동구매에 들어간 '아파트소비조합'(www.aptsobi.com). 대구 수성구 우방타운 2차아파트, 동구 태왕 메트로시티를 비롯해 전국 아파트 300개 단지를 조합원으로 확보한 아파트소비조합의 소비자-생산자 직거래 방식이 유통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운영방식은=현재 아파트소비조합에 가입한 단지는 대구경북 32개 단지를 비롯해 경기도 125개, 서울 51개, 부산 46개 등 전국 300개 단지이며 입주민은 33만 가구에 이른다.

아파트소비조합은 국내에 처음 등장한 소비자집단 형태. 대학교나 직장소비조합처럼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이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수 있는 유통조직이다.

개별 아파트 단지에서 가끔 이뤄져왔던 입주민끼리의 공동구매를 전국단위로 조직화한 셈. 단지별로 한명씩 있는 소비조합장이 단지내 엘리베이터 입구 앞에 공동구매 제품을 게재하고, 그 게시물을 본 주민이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주문하면 조합본부가 생산자에게 물량수량을 통보해 입주민에게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가격 경쟁력 우위"=소비조합이 처음으로 공동구매한 김치냉장고 경우 1주일만에 46대가 팔렸다.

시중가 100만원대보다 저렴한 79만원에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조합 분석. 또 10kg짜리 김치 경우 4만2천900원짜리를 2만9천500원에 판매하는 등 컴퓨터, LCD모니터,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30여종과 쌀 등 농수산물을 20%이상 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은 중간 유통단계를 없앴기 때문. 생산자나 중간유통업체가 가격을 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조합이 직접 생산자와 흥정을 해 가격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잣의 경우 조합이 경기도 가평에서 잣농사를 짓는 사람과 직접 접촉해 좋은 품질의 잣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파트소비조합에 물품을 납품하기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들에 대한 생산자 직거래가 성공할 경우 점차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그 만큼의 비용절감을 가격할인으로 이어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행보는=아파트소비조합은 벤처기업인 KDB정보통신, 제조·유통업체 30여개사, 유통전문가 등이 9월 결성한 뒤 최근 주식회사로 전환했으며 부산에 본부(051-465-7758)를 두고 있다.

상품만 공동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진드기 클리닝이나 유리창 청소, 유아방문교육 등과 같은 서비스도 시중가격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파트소비조합측은 놀이동산 및 스키장과도 계약을 맺어 이용료를 50%이상 할인해주는 상품도 공동구매에 내놓는 등 상품을 다양화하고, 전국 1만4천여 아파트 단지 중 3천여 아파트단지를 조합원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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