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포항 고속도 내일 개통-(上)대구의 경제적 효과

내륙도시 대구, 한계 벗는다

총연장 68.42㎞의 대구~포항고속도로가 7일 오후 4시 시원스레 뚫린다.

모두 1조9천900억원을 투입, 6년 8개월 만에 완공된 대구~포항고속도로는 단순한 교통편의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구는 내륙도시라는 한계를 벗어나고 경북은 구미~포항의 산업벨트를 연결하는 물류 대동맥을 완성, 환태평양 시대의 웅비를 기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구와 경북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됨으로써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고속철에 버금가는 파급 효과를 지역에 가져올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구~포항고속도로의 완공이 지역에 미치는 여러 의미와 영향 등을 알아본다.

◆전략적 관문의 확보

대구~포항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대구·경북 경제의 핵심축인 구미-대구-포항 세 도시가 1시간 거리로 가까워졌다.

이로써 철강산업과 전자산업의 메카인 포항·구미는 빠른 내륙 수송로와 수출항을 갖게 됐고 R&D 중심의 대구는 명실상부한 동남권 허브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대구는 기존 경부·구마·88·중앙고속도로에 이어 현재 공사 중인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2006년)와 중부 내륙고속도로의 달성 현풍~김천 구간(2008년)도 개통될 예정인 데다 영일만 신항이 완공되면 바다로 나가는 전략적 관문(Strategic Gateway)마저 갖추게 돼 물류중심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임경호 대구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대구~포항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물류비 절감효과가 연간 2천600억원에 이르는 만큼 지역경제는 주요한 경쟁요소로 자리잡은 물류비 부문에서 획기적인 경쟁우위를 마련하게 됐다"며 "상습 정체구간인 경부 고속도로 동대구~영천 간의 지·정체도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경쟁력 강화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물류비 절감으로 대구지역 산업은 한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포항을 통해 철강 원자재를 공급받고 있는 대구의 기계·금속·자동차 부품업계는 물론 전시컨벤션·금융 등 서비스산업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항만 접근성의 강화로 기업유치도 훨씬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남천희 경북도 투자유치과장은 "대구와 구미는 그동안 항만에 인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도권이나 부산·경남에 비해 외국투자기업의 관심을 적게 받았다"며 "폐쇄적이었던 대구·경북 경제가 개방형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시 황경엽 투자유치 담당도 "대구를 중심으로 거미줄 고속도로망이 완성되면 대구는 내륙도시로서의 단점을 보완, 투자유치나 기업유치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달성2차산업단지 내 외국기업전용단지의 기업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구~포항 고속도로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오는 2011년 완공예정인 영일만 신항의 조기 완공이 선결과제라는 지적이다.

적어도 2008년 영일만 신항의 컨테이너부두가 완공되기전까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부산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달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를 위해 신항만에 대한 민자참여 지분을 확정짓는 등 신항만 완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활의 변화

대구권과 동해안권이 가까워지면서 지역민들의 일상에도 큰 변화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동해안권을 포함한 광역상권화로 울산 쪽으로 빠져나가던 영천, 안강, 포항 등지의 구매력 있는 고객들이 대구로 발걸음을 돌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와 관련, 지역민의 소비성향 분석을 통한 쿠폰 발행과 특별전단 배포·사은품 증정 등을 기획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구 동아백화점 최경진(43) 홍보실장은 "포항의 경우 수입고가품 구입을 위해 서울까지 가는 고객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동해안권 고객의 유입을 위해 대구의 문화·관광·레저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항공업계도 장밋빛 희망에 부풀어 있다.

대구~포항이 한결 가까워진 만큼 팔공산 은해사·갓바위 등 대구권 명승지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제주도나 해외여행 등을 위해 부산을 많이 찾았던 동해안권 주민들이 대구로 많이 움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한항공 대구지점 박환태(43) 차장은 "포항·경주시내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사전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용객 증가로 대구국제공항의 노선도 더욱 다양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내년부터 주 5일제 근무 확산에 따라 동해안으로의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강산 육로관광 등 통일에 대비한 남북교류 증진추세에 따른 연계 교통망 구축과 울산~포항~울진~삼척 간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 국토 개발축을 서남해안에서 U자형으로 확대개발하는 데도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경북도는 분석했다.

이용방법과 통행료대구~포항 고속도로는 7일 개통되지만 사실은 미완성 상태다.

대구 쪽 출발점인 동구 도동IC와 포항 쪽 출발점인 연일JCT가 예산문제 등으로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동IC는 일러야 내년 말, 연일JCT는 오는 2009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 쪽에서 포항으로 가려면 일단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연결로를 이용, 대구~포항 고속도로로 빠져야 한다.

진입로는 북대구IC를 이용할 경우 부산방향으로 7.1km, 동대구IC를 이용하면 서울방향으로 4.7㎞지점에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 포항에 도착하더라도 당분간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31번 국도와 28번 국도, 7번 국도로 연결되지만 포항시내로 들어가는 도로가 왕복 4차로로 좁은데다 평소 통행량이 많아 병목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으로 동대구~청통·와촌IC 1천400원, 동대구~북영천 1천900원, 동대구~서포항 3천600원, 동대구~포항 4천원으로 결정됐다.

또 출퇴근 예매권 할인제도가 도입돼 20㎞ 미만을 이용할 경우 오전 6~9시, 오후 6시~밤 10시(토요일은 낮 12시~오후 4시)사이에 20.6%에서 23.1%까지 할인된다.

이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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