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수업도 재미있어요"

7개월 탐사로 야외학습자료집 펴낸 과사모 교사들

"탐사· 자료수집 등에 고생깨나 했지만 학생들이 과학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 벅찹니다"

김천지역의 과학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교사들 모임인 '자연탐구교사회' 회원 17명이 최근 7개월 간에 걸친 현장 탐사로 김천지역의 수중·수변 생물, 야생화 등 동식물의 생태계를 총 망라한 128쪽 분량의 생물영역 야외학습 자료집을 발간했다.

현직 교사들이 학생들의 야외학습 교재로 활용할 수 있는 탐사 자료집을 발간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김천의 저수지, 연못, 웅덩이, 공원 등 40여곳에 서식하는 동식물 자료들을 컬러로 모은 것은 물론 야외학습 지도 프로그램까지 수록해 이 자료집만 있으면 학부모들도 현장을 찾아 자녀 지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동·식물, 야생화 등을 수록한 기존의 기초자료집들은 워낙 방대해 학생들의 현장수업에 적용하기는 곤란합니다.

그래서 마음 한켠에는 늘 탐사자료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마침 경북교육청 과학교육선도 지정 학교인 김천 서부초교가 자료집 발간에 뒷받침을 해줘 오늘에야 결실을 보게됐다"고 자연탐구교사회 회원들은 말했다.

과학을 좋아하는 교사들로 구성된 이들 회원들 중엔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실력파 교사들이 상당수다.

모임 회장인 정진표(김천 서부초교)교사는 "현장 탐사 중 증산면 일대에서 수달 한마리와 도룡뇽 서식처를 본 것을 비롯 가시연과 생리가래 등 희귀 수중생물의 서식처를 확인하는 수확을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상당수 연못들은 오염 상태가 심해 하급수에서 사는 곤충류들밖에 없어 학습으로 연결시키기가 어려웠다"며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권명숙 교사(동부초교)는 "시간 내기도 빠듯했고 더위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학생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숭화 교사(운곡초교)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웅덩이가 자연생태계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어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 연못· 공원 등에 회귀성이 있는 잠자리·개구리 등의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일들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이들은 오는 겨울방학때 이 자료집을 김천교육청 및 김천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용환 서부초교 교장은 "학교 현장에서 이 자료집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과학이 재미없다는 선입관에서 벗어나 과학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사진: 김천지역의 과학을 좋아하는 교사들 모임인 자연탐구교사회 회원들.(왼쪽부터안문근'이정순'권명숙 교사, 김용환 교장, 이숭화'정진표'김하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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