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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없는 프로야구-(中)원인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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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대강당. 프로야구 해설가, 전직 선수, 언론인, 야구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주최 '한국야구,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두고 토론회가 열렸다.

가장 뜨거운 주제는 관중 감소 문제였다.

패널로 참가한 김재일(39·삼성 팬클럽 서울시 연합회 회장)씨는 관중 감소에 관련해 "프로야구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프로구단의 운영상의 문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프로의식 결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패널들은 우선 KBO가 앞장서 경기 시작 시간을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주중 경기가 오후 6시30분에 시작되는 제도하에서는 야구팬의 다수를 차지하는 직장인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나진균 선수협 사무국장은 "일반적으로 직장인의 퇴근 시간이 7시 이후인데 퇴근해서 야구장에 가면 경기는 중반에 이르러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야구팬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탄력있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구단 운영 형태에 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구단 최고경영자들이 프로 구단을 비즈니스로 보지 않고 그룹 홍보 수단으로만 간주한다는 것. 이 때문에 팬 서비스는 외면한 채 승부에만 집착하는 풍토를 조성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또 홈구장을 찾는 관중은 지역 팬들이지만 팀에서는 프랜차이즈 출신 선수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지역 연고제의 의미도 퇴색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김종 수원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는 "프로야구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구단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모기업의 지원만 바라는 광고매체 정도의 역할에 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프로의식 결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출범 초기에 비해 선수들의 몸값은 수십배로 뛰었지만 연봉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 기술적인 면은 80, 90년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초기 프로야구 선수들의 파이팅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를 들어 타자들은 볼 한 개가 들어올 때마다 타석을 벗어나 시간을 낭비하거나, 투수들은 의미없는 견제구를 남발하고 코칭스태프는 지나치게 사인으로 자주 지시하는 것 등도 경기력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것. 삼성 내야수 양준혁은 "1루까지 무조건 전력질주하는 것은 프로 선수의 기본 자세"라고 말했다.

경기장 시설 등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서울, 부산, 인천을 제외하고 변변한 야구장도 없는 현실에서 관중 유인책이 근본적인 한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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