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30여년 동안 실천하고 있는 오현권(吳鉉權·55) 한국장애인장학회 대구경북지부장.
경북 영양이 고향인 오씨는 고학으로 야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행상, 구멍가게 운영 등 온갖 고생을 하며 모은 돈 7천만원으로 지난 86년 (사)한국장애인장학회 경북지부를 설립했다. "어린 시절 경험한 가난 때문에 주위의 장애인을 볼 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는 오씨는 "당시만 해도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해 이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오씨는 병원 내 동전투입식 TV를 설치해 얻은 50만원의 수익금을 매달 대구의 성보, 영화, 보명학교와 안동의 진명, 영명학교 등 장애아특수학교에 10년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지난 91년에는 대구시내택시조합과 연계해 껌 판매 수익금 400여만원을 이들 학교에 지급하기도 했다.
오씨의 봉사활동은 재활원이나 장애시설에 물품을 보내거나 경로잔치 개최, 장병위문 등으로 이어져 왔으며 13일에는 고령대창양로원 사할린 동포 할머니, 할아버지 경로위안잔치를 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오씨의 생활 지론은 '불생불멸'(不生不滅: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것). 적지만 가진 모든 것을 주고 떠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오씨는 97년 (사)생명나눔실천회에 자신의 몸을 병원실험용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요즘 오씨는 한가지 꿈이 있다. 지난 99년부터 1년 6개월 정도 하다 그만 둔 무료장의업을 재개하는 것. 영세민·걸인·노숙자 등 사회 그늘진 이들의 시신을 거두어 주는 것이다. 국가에서 주는 45만원의 장례비용으로는 감당키 어려워 그만두었는데 앞으로 경제적 능력이 되면 무료장의업을 성심껏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053)656-6761.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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