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의 그늘...온정의 손길 끊겨

무료 급식소에 쌀이 떨어졌다.

대부분 급식소에는 1, 2주일 분 정도 분량밖에 남지않아 발을 구르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20분쯤 쌀쌀한 날씨 속에 대구시 서구 평리2동 옛 서도파출소의 무료급식소에는 급식을 기다리는 동네 노인 100여 명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홍익여성연합에서 4년째 매주 수·금요일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이곳은 알음알음으로 노인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쌀, 밑반찬거리 등 후원물품이 줄었다.

홍익여성연합 황정희(37) 팀장은 "후원금뿐 만 아니라 쌀 지원도 줄었다.

오히려 어렵게 살고 있는 어르신들이 깎은 감자나 멸치 등 밑반찬을 들고 찾아온다"라고 했다.

하루 600여 명의 홀몸노인, 장애인, 노숙자들이 찾고 있는 '자비의 집'. 하루 한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20kg들이 쌀 한 가마니 반이 들지만 지금 창고에 쌀은 20포대에 불과하다.

2주일 정도 지나면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중소기업, 사회단체, 은행권 등에서 도움의 손길을 뚝 끊었기 때문이다.

실직자, 노점상, 일용노동자 등 하루 900여 명에 급식을 하는 서문사랑관 신동혁 과장은 "예년 같으면 최소한 쌀 걱정은 없었다.

"라며 "교회 신자나 공동모금회에서 쌀, 라면 등 후원물품을 전해주지만 민간차원의 지원은 없다"라고 했다.

무료급식으로 잘 알려진 '수녕의 집'도 매주 수·금요일 250여 명의 홀몸노인이 찾고 있지만 쌀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쌀을 구입하는 쌀가게에서 1, 2포대씩 지원하는 것 말고는 후원이 전혀 없다.

수녕의 집 이미영 실장은 "이대로 간다면 겨울철에 무료 급식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우려된다"라고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10개소의 무료급식소에는 보조금이 나가지만 나머지 30여 개 급식소는 그나마 정부지원도 없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