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첫 任期制 경찰총수 '돌연 辭意' 유감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된 첫 임기(2년)제 케이스의 최기문 경찰청장이 불과 3개월의 임기를 다 못채우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겉으로는 최청장이 직접 밝혔듯이 "경찰고위 간부인사 시기(1~3월)와 퇴임(3월)이 맞물려 후임 청장에게 원활한 인사권을 넘겨주기 위해 스스로 사임을 결정"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는 평소 최 청장이 '첫임기제 청장인 만큼 경찰의 장래를 생각해서라도 임기를 꼭 채우겠다"는 그의 소신과 배치되는 형국이다. 따라서 '외압설' '권력 핵심층과의 갈등설' 등에 따른 '타의에 의한 사임'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더욱이 내년4월의 경북 영천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여당후보권유를 거부함에 따른 '조치'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게다가 최근 그의 경무관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안이 권력핵심층의 의중과는 괴리가 있어 새 청장에게 맡겨야 한다는 '인사관련 갈등설'까지 대두되고 있다. 만약 이런 사유로 첫 임기제 경찰청장의 '중도낙마'가 사실이라면 경찰의 장래가 걱정되는 불행한 일이다.

또 이는 경찰청장임기제를 도입한 근본취지를 퇴색시키는 이른바 '코드인사'의 희생양이기도 하다. 물론 그가 퇴임시기에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게 무리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해도 임기는 채우도록 해야지 사의표명을 즉각 받아들이겠다는 청와대의 태도는 심하게 말해 '나가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최 청장은 현 정권의 시각에선 못마땅했겠지만 '촛불시위 단속'등 경찰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이런 구설수에 얽혀 사임한다는 건 '국민의 경찰'위상정립에도 해악요인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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