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핵무기 보유 공식 선언

6자 회담도 참가 중단...'첫 시인' 파장 클 듯

북한이 10일 북핵 6자회담과 관련, 회담

참가의 무기한 중단과 함께, 핵무기 제조.보유를 처음으로 공식 선언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성명을 통해 "회담참가 명분이 마련되고 회담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조건과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인정될 때까지 불가피하게 6자회담

참가를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조선 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 외무성은 또 "부시행정부의 증대되는 대조선 압살정책에 맞서 핵무기전파

방지조약(NPT)에서 단호히 탈퇴했고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면서 "우리의

핵무기는 어디까지나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부시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을 계기로 조기 재개 가능성이

예상되던 6자회담은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하고, 특히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을 계

기로 미국내 대북 강경파를 중심으로 6자회담 무용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오는 14일 워싱턴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한 외무

성 성명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대북 정책 등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며, 왕자루이 중

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도 설연휴 직후 방북, 북한의 진의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

다.

정부는 이날 오후 늦게 긴급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 외무성 성명 내용

을 분석하고 향후 6자회담 등에 미칠 파장 및 대책 등을 숙의했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의도와 관련, "북한이 통상적으로 밝힌 내용으로 특

별히 새로운 것은 없고 심각하게 볼 필요가 없다"며 "6자회담 참가가 당분간 어렵겠

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과 관련, 그는 "핵보유나 핵억제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계속 발표해 왔다"며 그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북한 외무성은 또 이날 성명에서 "2기 부시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연설과 연두교

서, 국무장관의 국회인준 청문회 발언 등을 통해 우리와는 절대 공존하지 않겠다

는 것을 정책화했다"며 "미국이 핵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우리 제도를 기어이 없애버

리겠다는 기도를 드러낸 이상 우리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고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어 "오히려 그들은 '폭압정치의 종식'을 최종목표로 선포하고 우리

나라(북한)도 '폭압정치의 전초기지'로 규정했으며 필요하면 무력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무성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원칙적 입장과

조선반도를 비핵화하려는 최종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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