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돋보기-EBS 스페셜 '하루'

2005년 대한민국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1998년 IMF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불경기, 한창 일해야 할 나이의 젊은이들은 실업자의 딱지를 떼지 못하고 중년들은 '사오정', '오륙도'라는 이름으로 직장에서 내몰린다.

또 유럽보다도 출산율이 낮지만 아직 국제적인 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은 계속되고 있다.

17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EBS 스페셜 '하루'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다섯 사람의 하루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계층별, 연령별, 지역별로 선정된 이들은 가족, 인연, 봉사, 인생, 희망 등 우리 시대의 진정한 가치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공영숙(34)씨는 이제 갓 2개월 된 신생아 은석이를 5개월 넘게 위탁해 키우다가 미국인 양부모에게 보내야 한다.

최홍렬(76)씨는 지금껏 자식들을 위해 묵묵히 땅을 일궈왔다.

자식은 모두 출가해 서울로 떠났지만 최씨 부부는 여전히 고향을 지키고 있다.

자식을 위해 희생하면서도 인생을 관조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가슴을 적신다

천안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며 '평화의 집'이라는 무의탁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심석규(47)씨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남부럽잖게 잘나가는 사업가였던 정종일(48)씨는 부도를 내고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렸다.

정씨 부부는 리어카를 끌고 건국대 지하철 역사에서 매일 오후 포장마차를 연다.

하지만, 부부는 다시 재기하겠다는 희망을 결코 놓지 않는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단역 뮤지컬 배우인 조혜리(24)씨의 하루는 꿈을 잊지 않고 미래의 희망을 좇으며 살아가는 젊음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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