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황제' 유승민(삼성생명.세계 6위)이 제48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4강 징크스'에 또 한번 울었다.
2004아테네올림픽 때 만리장성을 허물고 금메달 쾌거를 이룬 유승민은 2일 중국 상하이체육관에서 3일째 계속된 대회 남자단식 2회전(64강)에서 대니 하이스터(네덜란드)에 3-4(7-11 10-12 12-10 10-12 13-11 11-8 4-11)로 무릎을 꿇었다.
세계선수권 단식 승리와 인연이 없었던 지독한 초반 징크스를 되풀이한 것.
유승민은 내동중 3학년 때 최연소의 나이(15세)로 처음 참가한 '97맨체스터 대회 단식 128강 탈락을 포함해 2001년 오사카 대회까지 4차례 세계선수권에서 단 한번도 6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라켓 양면을 사용하는 이면타법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안형철과의 대회 첫 남북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1회전(128강)을 통과한 유승민은 올림픽 후 슬럼프에 이은 왼쪽 무릎 부상 후유증에 발목잡혀 올림픽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유승민은 왼손 셰이크핸드 하이스터의 노련한 플레이에 휘말려 2세트마저 넘겨줘 세트스코어 1-3으로 패색이 짙었으나 5, 6세트를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최종 7세트에서 특유의 포어핸드 드라이브 위력이 살아나지 않고 잦은 공격 범실로 4점차로 끌려갔고 결국 64강 탈락의 부진에 시달렸다.
유승민은 또 김혜현과 콤비를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졸탄 페제르-니콜리 스트루제(독일)조에 2-4로 발목을 잡혀 32강 탈락했다.
그러나 이정우(농심삼다수)와 짝을 남자복식에서는 32강 상대 첸웨이싱-코스타딘 렌게로프(오스트리아)조와의 풀세트 접전 끝에 4-3 승리를 거둬 파트릭 쉴라-다미엔 엘(프랑스)조와 16강 대결을 벌인다.
이어 여자복식에서 이뤄진 2번째 남북대결에서도 김경아(대한항공)-김숭실(KRA)조가 북한의 고운경-김정조를 맞아 극적인 4-3(12-14 5-11 9-11 11-9 11-8 12-10 14-12) 역전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03년 해체된 현대백화점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김조는 오른손 수비수-공격수간 조합의 불리함에도 옛 선.후배의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1,2,3세트를 내주고도 4, 5세트를 따낸 뒤 듀스 접전을 펼친 6, 7세트까지 모두 이겼다.
같은 여자복식의 문현정(삼성생명)-이향미(KRA)조도 4-3으로 물리친 빅토리아 파블로치-타티야나 코스트로미나(벨로루시)조를 제물삼아 16강에 합류,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명콤비' 장이닝-왕난(중국)조와 격돌한다.
또 혼합복식의 오상은-이향미조는 한국선수끼리 32강 대결에서 이정우-문현정조를 4-0으로 완파하고 16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남자단식에선 오상은(KT&G)은 옌스 룽크비스트(스웨덴)를 4-1로 누르고 32강행을 확정지었고 아테네올림픽 여자단식 동메달에 빛나는 김경아(대한항공)와 문현정도 미아오 미아오(호주)와 오틸리아 바테스쿠(루마니아)를 각각 4-0과 4-1로 따돌리고 32강에 가세했다.
그러나 전날 세계 33위의 유럽탁구 강호 파트릭 쉴라(프랑스)를 꺾는 '녹색테이블의 반란'을 연출했던 '겁없는 고교생' 이진권(중원고)은 남자단식 64강에서 졸탄 코널스(독일)에 2-4로 고배를 마셔 '10대 돌풍'을 이어가지 못했고 이정우(농심삼다수)도 세계 2위 마린(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2-4로 고배를 마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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