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지만 농촌의 실정상 애들이 방치되다시피 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영천 영북초교(교장 박선섭) 병설 유치원은 올해 문 닫을 위기를 맞았다. 초교생도 30여 명에 불과하고 원생들도 자꾸 감소, 올핸 달랑 3명의 코시안 뿐이기 때문.
그러나 유치원 이현옥(46) 교사는 지난해부터 함께 생활해 온 이들을 맡길 곳이 마땅찮다며 영천교육청을 설득, 유치원이 그대로 남게 된 것.
어머니가 필리핀인 대산(6)이와 어머니가 일본 여성인 대호(5), 은경(3) 남매는 이 교사의 사랑으로 잠시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대구를 출발, 3명의 코시안 원생 집들을 일일이 방문해 오전 8시쯤 자신의 차에 태워 유치원에 데려 오는 이 교사는 집에 가도 함께 놀아줄 사람이 없는 탓에 정해진 시간인 오후 4시 넘도록 함께 뒹군다. 특히 대산이는 6살 되도록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팔다리가 오그라 드는 중복장애를 앓아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는 상황인데다 어머니마저 세상에 없어 엄마 역할을 대신 할 수밖에 없는 것.
이 교사는 "이들 어린이들은 농촌의 경제적인 문제와 장애로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없는 처지이고, 나를 통하지 않으면 세상과의 교감을 할 수 없다"면서 폐원 반대 배경을 설명했다.
하루종일 마사지와 걷기운동을 통한 장애극복 훈련에 나선 그의 정성이 통했는지 처음엔 단 한걸음도 자신의 힘으로 걷지 못하던 대산이는 요즘 벽을 타고 교실에서 화장실까지 혼자 힘으로 걸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곳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편견이 없다"는 이 교사는 "나이 한 살 어린 대호가 '대산이는 아파서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해요'라고 종종 말하곤 해 오히려 안쓰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사진: 매일 자신의 차로 원생들을 데려오고 귀가시키는 이현옥(왼쪽)교사가 박선섭 교장과 함께 원생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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