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절대 포기않을 겁니다"

장호재 해병대 훈련병

"죽어도 한국 국적 포기 못합니다."

병역 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최근 한국 국적 포기 신청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민갔던 20대 젊은이가 영국 국적과 홍콩 시민권을 갖고도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자원 입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일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대, 훈련 중인 장호재(22) 훈련병이 주인공.

장씨는 3세 때인 지난 1986년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민 가 영국에서 초교를 다니다 2학년인 7세때 다시 아버지를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다. 홍콩에서 영국계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한 장씨는 영국 국적과 홍콩시민권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에는 미국 영주권이 나올 예정이다.

장씨는 "한번도 한국인임을 잊어 본 적이 없다"면서 "한국인으로 계속 살기 위해서는 군에 입대해야 하고 나의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고 밝혔다. 또 장씨는 "주변의 친구들 역시 병역을 이유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따름"이라면서 "나는 결코 한국인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장씨는 2002년 대학을 졸업, 귀국해 골드만 삭스 한국지사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미국 공인회계사 1급시험에 응시, 입대하기 직전인 지난달에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장씨는 IT 관련 자격증도 5개나 있다.

다음달 실무 부대에 배치되는 장 훈련병은 "솔직히 한국말보다는 영어가 더 편하다"며 "어릴 때 이민을 가 한국말을 익힐 기회가 없었지만 아버지께서 집에서는 영어를 절대 못 쓰게 해 한국말을 잊지 않았다"고 가족의 한국사랑을 전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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