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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 '뇌출혈'8년 투병 김옥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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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다시 일어나는 '기적' 믿어요"

어느 늦여름 해가 질 무렵, 부부는 동네 인근을 산책하고 있었다.

"여보, 우리 얼른 돈 많이 벌어서 큰 집으로 이사해요."

부부는 산중턱에 걸린 노을을 함께 바라봤다.

그러던 아내가 갑자기 오른쪽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털썩 주저앉았다.

눈 주위가 자꾸 떨리고 팔,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

8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김옥연(48·여·서구 비산동)씨의 투병생활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입원실에는 김씨의 딸 송승영(18·고2)양이 솜을 붙인 막대에 약을 묻혀 잇몸을 닦아주고 있었다.

"엄마, '아' 해야지. 아이구 잘하네, 장하다 우리 엄마."

입을 꾹 닫고 지내는 엄마의 입 속에 몹쓸 병균이 가득하다며 걱정이다.

그러면서도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엄마를 웃기고, 간질이고, 몸을 이리저리 뒤척여주며 꼭 안아줬다.

"제 아내는 지금까지 뇌출혈로 세 번 쓰러졌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수술을 해도, 하지 않아도 식물인간일 수밖에 없다더군요. 다행히 지금껏 살아있고 저는 그저 그게 고맙기만 하고…."

남편 송유천(51)씨는 아내가 죽으면 평생 한(恨) 속에서 살아야할 것 같았다며 집을 팔았다고 한다.

2천만 원도 되지 않는 돈이었지만 그럭저럭 수술비, 병원비는 마련했다.

집 안 곳곳에 못을 박고 기저귀 고무줄을 매달았다.

그 줄을 힘들게 붙잡았던 아내는 차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일 정도로 괜찮아졌다.

별 탈 없이 상태가 호전되어 가던 아내가 눈을 뒤집고 쓰러진 것은 퇴원한 지 2년 후였다.

왼쪽 뇌에 출혈이 생겨 전신이 마비됐다.

언어장애도 왔다.

지난 3월 세 번째 출혈로 아내가 재입원했다.

이번엔 친척, 친구, 이웃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아내를 위해 도와준 많은 사람에게 또 한번 짐을 지울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몇 천만 원의 빚, 의료보호 2종에 기초생활보장대상자로 정부에서 받는 지원비 40만 원이 수입의 전부. 송씨는 주말이면 딸에게 아내를 맡기고 공사장으로, 예전에 다니던 공장으로 일품을 팔러 다닌다.

요즘 제정신일 수 없다.

아내가 자꾸 침대 속으로 스며들 것 같다

김옥연씨는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허벅지가 한 손에 잡힐 정도로 뼈마디만 남아있었다.

가슴은 남자처럼 평평했고 살이 짓눌린 얼굴만 퉁퉁 부어있었다.

"우리 엄마는요 손이 커서 카레를 만들어도 한 솥 가득 해서 며칠씩 먹이곤 했는데 그게 얼마나 맛있었는지 몰라요. 이웃에게 자랑삼아 음식을 가져다주는 게 낙이었대요. 다시 한번 엄마의 그 맛을 맛볼 수 있겠죠 아저씨?"

송양은 요즘 욕창이 생긴 엄마가 안쓰러워 가만두지 않는다.

학교가 파하면 병원으로 곧장 달려오기 바쁘다.

꼬질꼬질 때묻은 교복이 엄마 없는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줬다.

자기가 재롱이라도 부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단다.

세 번의 뇌출혈로 8년간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이 가족에게 '기적'이 일어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느 저녁, 카레라이스를 한 솥 가득 만든 엄마가 딸의 귀가를 기다릴 그날이 꼭 왔으면…. 저희 '이웃사랑' 제작팀 계좌번호는 대구은행 069-05-024143-008 (주)매일신문입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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