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있었구나 늬가 거기 있었구나
있어도 없는 듯이 그러능게 아니여
내 너를 잊었던 건 아니여 결코 아니여
정말 거짓말 아니여 정말
해쓱한 널 내가 차마 잊을까
뉘 있어 맘 터억 놓고 나만 돌아 서겠니
암, 다아 알고 있어 늬 맘
행여 눈물 비칠까 도사리는 안인 거
울면서 씨익 웃음 짓는 늬 심정 다 알아 나
정말이여 나, 나 설운 게 아니여
정말 조각난 늬 아픈 델 가린다고 모를까
이렇게 흐느끼는 건 설워서가 아니여
류제하 '낮달'
구어체로 시를 풀어가고 있다.
우리말의 결 고운 아름다움이 전편에 넘쳐난다.
역설적이다.
'낮달'이라는 비근한 시적 대상을 이렇게 실감나게 형상화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효과적인 독백체, 말 못할 긴한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고 류제하 시인은 해쓱한 낮달의 모습이었지만, 그 눈빛은 매서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낮달'은 인생과 사랑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리고 서로의 아픈 데를 어루만져 주고 위로하며 살기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그리 길지 않음을 은연중 암시하고 있다.
이정환(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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