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끝 밤 바닷가, 자갈 쓸리는 소리 듣는다
차라리… 차라리… 끝없이 되뇌이는
내 귀엔 그렇게 들린다, 모서리가 다 닳아 버린
차라리 잊어버리자 차라리 떠나버리자
검게 물들어 가슴 쓸리는 물살들
수없이 다짐했지만 떠나지 못한 그 자리에…
송정란 '정도리에서'
정도리는 완도 서쪽 끝 바닷가인데, 갯돌 해변으로 유명한 곳이다. 어느 날 밤, 파도가 칠 때마다 모서리가 다 닳아 버린 자갈 쓸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를 '차라리… 차라리…'란 말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잊자, 떠나버리자'라고 수도 없이 되뇌곤 하지만 어디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떠나지 못한 그 자리에서 듣는 자갈 쓸리는 소리. 인생은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기에 살아 볼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하는 시편이다. 이정환(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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