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윷놀이 노름판…노인 쌈짓돈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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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5시10분쯤 대구 달서구 신당동 와룡공원 한 쪽. 전문 노름꾼 일당 4, 5명이 노인 20, 30명에게 둘러싸인 채 왼손에는 만 원짜리 수십장을 움켜쥐고 오른손으론 윷가락을 던지고 있었다. 돈을 건 노인들은 윷가락 4개가 펼쳐질 때마다 '얼씨구!', '아이고!'하며 감탄사를 연발했고, 윷말을 쓰는 방법을 두고 옥신각신했다. 돈을 잃은 한 노인은 허탈한 표정으로 노름판에서 물러나왔다.

30분쯤 지나 달서경찰서 형사팀이 노름판을 덮치려는 순간, 망을 보고 있는 한 남자가 카메라를 보고 "튀어라!"라고 외쳤고, 30, 40대 젊은 노름꾼들은 잽싸게 사방으로 달아났다. 형사들은 사력을 다해 도망가는 이들을 뒤쫓았으나 모두 놓쳐버리고 겨우 노름판 도우미 역할을 한 김모(39·달서구 용산동)씨만 붙잡았다.

오정석 달서경찰서 강력4팀장은 "수차례 윷놀이 노름판 신고를 받았지만 현장 적발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일단 1명을 잡았지만 현장 증거가 부족해 구속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윷놀이 노름판을 벌여 노인들과 실업자들의 쌈짓돈을 뺏어가는 일당들이 설치고 있다.

이들은 윷판에서 이긴 팀에 돈을 건 사람들에게 진 팀에서 거둬들인 돈을 나눠주고 이 중 10%를 떼는 방법으로 하루 평균 수백만 원의 판돈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

와룡공원에서 만난 주민 김상용씨(54·달서구 이곡동)는 "어른 뿐만 아이들도 많이 찾는 공원에서 하루 종일 윷놀이 노름판을 벌여 아동 교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심심풀이로 참여했다가 거액을 날린 주변 상인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와룡공원 뿐 아니라 두류공원, 상인공원 등지에서 전문 윷놀이 노름꾼들이 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을 붙잡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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