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은 대학생활 중 한 두 번쯤 해외에 나가 어학연수나 문화체험을 하지 않는 학생이 없을 정도다. '국경없는 교육, 초국적 교육' 시대에 맞춰 각 대학들이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해외봉사, 단기연수 등에만 몰리고 있고 공동학위 등 알맹이 있는 프로그램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화 프로그램 현황
가장 흔한 것이 학생을 교환 파견하는 자매대학 결연이다. 1년간 학생을 보낸 만큼 학생을 받는 방식. 계명대의 경우 미국 32개 대학을 비롯, 30개국 125개 대학, 17개 기관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대구가톨릭대는 미국 6개 대학 등 14개국, 40개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경북대는 10개국 34개 대학, 영남대는 영어권, 일본어권, 중국어권의 28개 대학과 학생교류 프로그램을 맺고 있다. 대구대는 12개국 52개 대학이다.
자매결연 대학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것이 공동학위 과정. 소속 대학에서 2(3)년 수학하고 상대 대학에서 2(1)년 수학하면 두 대학의 공동학위를 주는 방식. 계명대가 가장 많은 대학과 공동학위 과정을 만들어 놓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중국, 미국, 호주 등 20여개 대학과 공동학위 협정을 맺었고 영남대는 미국 미시간 공대(이공계열), 워싱턴주립대(어문, 상경계열), 중국 북화대학(전 계열) 등과 공동 학위제를 하고 있고 상경계 재학생을 대상으로 미국 대학과 학·석사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미국 미시시피대학, 알라바마 대학 등과, 경북대는 중국 지린대, 하얼빈공대와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분야는 학기단위로 실시하는 현지 학기제나 단기 어학연수, 인턴십, 해외체험 프로그램 등. 별 다른 준비없이 전공지식과 외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영진전문대의 경우 이번 학기까지 중국, 일본, 필리핀, 미국 등 4개국에서 420여명의 재학생이 현지 학기제를 가졌고 8월에는 컴퓨터정보계열 재학생 54명이 필리핀에서 현지학기제를 이수한다. 인턴십을 가장 잘 활용하는 대학은 경북대다. 미국 백악관, 관공서, 기업체 등에 최근 3년간 209명이 다녀왔다.이 밖에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각종 기업체 등에 단기연수, 해외봉사, 전공 체험연수 등을 운영하고 있고 학생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대학간 경쟁
좋은 국제화 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한 대학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외적으로 명성있는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기 위해 각 대학은 필사적이다. 일반적으로 △공식의향서를 보내거나 △에이전트를 통한 방법 △개인적 인연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협정을 맺는다. 미국 아이오와 농대와 자매결연한 영남대 자연자원대의 경우 아이오와 농대에서 유학한 모 교수를 통해 결연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6년 연속 농대 랭킹 1위를 할 정도로 아이오와 농대가 자존심이 높지만 국내 대학 최초로 공동학위 과정을 성사시켰다. 전문대의 경우 기업근무 경력이 있는 해외 전문가를 스카우트해 해외교류를 성사시킨다.
영진전문대는 중국, 일본통 등 5명 정도가 영입돼 해외교류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등도 기업에서 활동한 중국전문가를 영입해 재미를 보고 있다.
■학생들은 준비부족, 외형에 치우져
지역 대학들이 국제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해 놓고 있으나 정작 학생들은 이를 활용할 준비가 덜 돼 있다. 또 대부분의 대학이 실적에 얽매여 해외 수십여 개의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
하영석 계명대 대외협력처장은 "학생들이 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갖다 보니 어학실력이 뛰어난 경우에도 유학이나 공동학위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경산지역 한 대학 관계자도 "장학금을 받으면서 해외 유명대학 학위를 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공동학위 프로그램 지원자는 드물다"고 말했다.
특정국가 편중도 문제다. 학생들은 동료 대학생들이 많이 나가 있는 미·중·일 대학에 몰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원자가 넘쳐 상당수를 탈락시켜야 하지만 유럽이나 동남아 국가 등에는 지원자 부족현상도 보인다. 박기동 영남대 국제교류팀장은 "2년만에 공동학위를 따기가 어려운 여건도 있지만 학생들이 편하게 해외경험을 하려는 생각 때문에 단기연수로 몰리고 있고 특정국가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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