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안초소 警備兵은 마네킹인가

강원도 동해시 해안초소 경비를 하고 있던 소초장 등 2명이 한밤중에 20대 괴한 3명으로부터 칼에 찔리고 결박을 당한 채 승용차에 납치까지 당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또 터졌다. 이는 한마디로 군 기강은 차치하고 끝없이 추락하는 우리 군(軍)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군도, 국경도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소초장인 장교가 경계근무의 기본 수칙조차 망각한 채 민간인이 한밤중에 길을 묻는다고 접근을 허용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민간 기업의 경비 업무도 이렇게 엉망이지는 않다. 초소에 접근하는 민간인이 있으면 당연히 수하(誰何)를 하고, 일단 접근을 못하게 한 뒤 수상한 점이 있으면 연행'조사하는 게 기본이다. 그것도 장교가 이를 지키지 않아 결국 납치까지 당했다면 우리 군(軍)의 기강은 그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광웅 국방장관이 1년 동안 추진해 온 군 개혁의 실체가 뭔지 모르지만, 결국 그 개혁은 강군(强軍) 만들기와는 거리가 먼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GP 총기 난사에 이어 휴전선이 빈번하게 뚫리고 해군 막사의 제초제 사건에 이어 훈련 공군기가 두 대나 추락하는 등 창군 이래 그 유례가 드문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문제는 이번 사건의 범인들은 총기 탈취가 목적인 '계획 범죄'로 보여 휴가철 제2의 범행까지 우려되면서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뿐 아니라 휴가철 특수를 잔뜩 기대했던 강원도 해안가 상가의 막대한 피해까지 예상되는 2중, 3중의 고통을 안기고 있다. 군이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고통을 주는 집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들어 마땅한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다.

윤 국방은 이번에도 죄송하다는 말로 지나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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