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바람은 사과나무를 흔드느라 말이 없고

사과나무는 사과를 꼭 쥐고 말이 없다

바람 잔 뒤

가지에 사과 하나 겨우 매단 사과나무

어리둥절 서 있다

우듬지 걸려 있던 진회색의 슬픔

없다!

그 자리가

가만히 비어 있다

이경림(1947~) '태풍, 뒤'

올해도 몇 차례의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갔습니다. 태풍 소식이 들리면 농민들의 가슴엔 수심이 가득합니다. 이 작품에서 바람은 꼭 과수원의 연약한 열매를 떨어뜨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습니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 사과나무는 오직 사과 한 알을 꼭 쥐고 있네요. 그 광경이 너무도 처연합니다. 살아가는 일은 이렇게 풍선처럼 팽팽히 부풀어오른 긴장의 연속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생존경쟁의 격렬한 틈바구니에서 결국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빈 손뿐일 것입니다. 마치 뼈만 앙상히 남아있는 고기를 매달고 항구로 쓸쓸히 돌아온 소설 '바다와 노인'의 주인공 할아버지처럼…….

이동순(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해 51.5%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스타벅스 코리아는 마케팅 논란 재발 방지를 위해 오는 22일 전국 매장에서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교육을 실시한다. 신세계그룹은 17일 역사 ...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상임위원 7명이 청사에 출입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며 의문...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