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바람은 사과나무를 흔드느라 말이 없고

사과나무는 사과를 꼭 쥐고 말이 없다

바람 잔 뒤

가지에 사과 하나 겨우 매단 사과나무

어리둥절 서 있다

우듬지 걸려 있던 진회색의 슬픔

없다!

그 자리가

가만히 비어 있다

이경림(1947~) '태풍, 뒤'

올해도 몇 차례의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갔습니다. 태풍 소식이 들리면 농민들의 가슴엔 수심이 가득합니다. 이 작품에서 바람은 꼭 과수원의 연약한 열매를 떨어뜨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습니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 사과나무는 오직 사과 한 알을 꼭 쥐고 있네요. 그 광경이 너무도 처연합니다. 살아가는 일은 이렇게 풍선처럼 팽팽히 부풀어오른 긴장의 연속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생존경쟁의 격렬한 틈바구니에서 결국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빈 손뿐일 것입니다. 마치 뼈만 앙상히 남아있는 고기를 매달고 항구로 쓸쓸히 돌아온 소설 '바다와 노인'의 주인공 할아버지처럼…….

이동순(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취임 후 국민의힘 정당해산 청구 요건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 밝혔으며, 공소 취소 제도의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정부는 한국 전통식품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도를 통해 K-미식 관광 활성화에 나서며, 44개 코스의 '식품명인 미식 ...
올해 추석 연휴가 나흘로 짧아지면서 9월 28일 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공식 검토 방침을 밝...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