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3년 만에 다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호각세를 이룰 것이란 예상을 깨고 파죽지세의 기세로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홈팀 두산 베어스를 10대1로 대파하고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2002년에 이어 두번째,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1985년을 포함하면 3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1990년대까지 번번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주저앉았으나 2000년대 들어 2차례나 정상에 올라 명문 구단으로 확실히 자리잡게 됐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뒤 3년 안에 다시 정상을 밟은 팀은 해태와 현대 뿐이었다.
삼성의 특급 마무리 '루키' 오승환은 경기 뒤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39표를 획득, 김재걸(22표)을 따돌리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데뷔 첫 해에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사령탑이 됐다.
◇이변, 선례는 있었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단기전으로 끝났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상승세로 타면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7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이 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그동안 4차례 뿐이었던 4연승(1987년 해태, 1990년 LG, 1991년 해태, 1994 LG)으로 우승 팀이 가려졌다. 이변임에 틀림없지만 1990년 한 차례 선례가 있었다. 그 피해자는 삼성이었다. 당시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해태에 3연승을 거두며 기세등등하게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했으나 LG에 4연패를 당했다. 당시 삼성 정동진 감독은 이 여파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잠실 징크스 씻어냈다=삼성이 잠실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확정짓자 본부석에 자리잡은 삼성그룹 계열사 관계자들은 감개무량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이번을 제외한 지난 10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9패를 기록하면서 7차례나 잠실에서 상대 팀 우승의 제물이 됐다. 잠실구장 2연승도 2002년 우승 때를 포함해 2차례 뿐이었다. 지는 것만 보고 슬그머니 경기장을 빠져나가야만 했던 이들은 이날 의기양양하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의 통산 한국시리즈 잠실구장 성적은 7승15패1무로 여전히 절대 열세에 머물러 있다.
◇4차전은 선발 싸움=1~3차전과 마찬가지로 마운드가 승부를 갈랐지만 이날은 용병들이 맞선 선발투수 싸움이었다. 삼성 하리칼라는 5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1차전에 이어 승리투수가 됐고 두산 선발 리오스는 3이닝동안 5안타로 4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박한이 명예회복=13타수 1안타로 체면을 구겼던 3번타자 박한이가 마지막이 된 4차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회 우전안타로 선제점의 디딤돌을 놓았고 3회에는 우월 1점홈런을 터뜨려 두산의 초반 기세를 꺾었다. 8회 2사 만루에서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뿜어내며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냈다. 이날 6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
한편 삼성은 이번 우승으로 11월초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제1회 코나미컵 아시안시리즈에 한국대표로 참가하게 됐다. 코나미컵은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프로야구의 우승팀이 모여 아시아 최강 팀을 가리는 '왕중왕' 대회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사진: 삼성 우승-19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관중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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