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여우, 뒤웅박, 영등날, 도리질, 작달비, 하늬, 강철이, 생게망게하다, 가뭇없다, 곤줄박이, 우두망찰하다, 잠포록하다, 자배기, 고깝다, 오쟁이...'.
경북대 박재열 교수(시인)가 우리말의 감춰진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도보여행 형식의 독특한 저술을 '아름다운 우리 낱말'(도서출판 작가콜로퀴엄)이란 책으로 출간했다.
박 교수는 이 책을 "깊은 계곡에서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처녀지 같은 그런 낱말들의 모음집"이라고 했다. 모아서 엮은 낱말들이 쓰임새가 흔하지는 않은 것도 있지만, 하나의 시가 될 만큼 질박하면서도 맑은 여운을 가진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 낱말'은 또한 문제집이기도 하다. 문제를 푸는 재미와 함께 자신의 우리 낱말 실력을 한 번 검증해볼만 하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는 사물의 이름과 동작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순 우리 낱말을 우선적으로 채택했다.
낱말을 주제별로 나눠서 한 과(課)가 되도록 배려하고, 그 중 가장 멋진 낱말을 골라 해당 과의 제목으로 썼다. 대체로 표준말을 선택했지만, 가끔은 맛깔스런 사투리 낱말이나 옛말도 별표(*)를 붙여 쓰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말은 영어 등 서구어에 비해 대단히 감각적,관능적,구체적이어서 대부분 시어로 쓰기에도 좋지만 실제는 사장되어 있는 것이 많다"며 "어휘력 향상과 격조있는 글을 구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작가나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물론 초.중.고생들이 즐겁게 읽고 풀어볼 수 있는 내용은 담은 '아름다운 우리 낱말'은 일반인판과 청소년판 두 가지로 펴낸 것도 한 특징이다. 청소년판에는 성에 관한 낱말을 가급적 제외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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