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치 갈등' 철저한 조사·外交力 발휘를

팔지 않은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나왔다? 중국의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이 한국산 김치와 고추장 등 3개 품목 10개 제품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며 수입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최근의 중국산 기생충알 김치에 맞선 똑같은 대응 방식이다. 해외의 한국 김치에 대한 신뢰감, 식을 줄 모르는 '한류 열풍'이 역풍을 맞을까 걱정스럽다.

길 가다 난데없이 뒷머리를 세차게 가격당한 그런 기분이라 할까. 무엇보다도 중국 측 발표가 우리로선 이해가 잘 안 된다. 중국은 7개 김치 업체의 김치가 올해 10월 수입된 것이라 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들은 올해 공식적으로 중국에 단 한 쪽의 김치도 수출한 적이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들이다. 현지에 공장을 둔 일부 업체도 전량 해외로 수출하거나 상품명이 다르다며 자사 제품과 관계없다고 말한다. 고추장과 양념장 역시 제조 과정상 기생충알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황상 가짜 천국 중국에서 조사 당국이 짝퉁 제품을 한국산으로 잘못 사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혹 김치 문제를 내세운 무역 보복은 아닐까,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한다. 한국과의 무역 역조가 심각한 판에 말라카이트 그린 생선에다 기생충알 김치까지 터지자 엉뚱하게 꼬투리를 잡는 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김치 갈등'이 '김치 전쟁' '무역 전쟁'으로 확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재발 방지를 위해 국내외 관련 업체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조치는 취해져야 한다. 당연히 수출 식품 검역망에 대한 대대적 수술도 취해져야 한다. 마침 중국 측도 "대화로 풀자"하고, '한중 품질검사검역 고위급 협의체'도 조기 가동할 것이라 한다. 당당하고 차분한 외교력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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