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치러진 대학 수학능력시험으로 대입 수험생들은 중요한 관문을 하나 지났다. 그러나 지금까지 과정이 수험생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또 다른 차원의 싸움이다. 남은 입시 일정 속에서 자신의 예상 수능 점수와 학생부 교과·비교과 영역 등을 바탕으로 치밀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시험을 기대만큼 못 치렀다고 해도 남은 2학기 수시 지원, 정시모집 지원 대학 결정 등에 따라 그 이상 수준의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대학별 전형 방법과 전형 요소 반영 비율, 자신의 요소별 점수 등을 최대한 꼼꼼히 따져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입시 일정을 점검하라=수능시험 이후 정시모집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대부분 대학이 2학기 수시원서 접수를 끝냈지만 수능 이후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도 40개나 되기 때문에 무시할 순 없다. 이미 2학기 수시모집에 원서를 접수했다고 해도 수능시험 예상성적이 그 이상의 대학에 지원할 정도로 나왔다면 논술이나 면접 등 전형에 참가하지 않으면 정시에 지원할 수 있다.
다음달 19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24일부터 28일까지 정시모집 원서를 접수하며 29일부터 가군 전형이 시작된다. 신입생 선발난으로 인해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모집군별 대학 수도 확대돼 가군 118개 대학, 나군 120개 대학, 다군 122개 대학이다. 전체 정시 전형은 내년 2월 5일 마무리되며 6일과 7일 등록한다. 추가모집은 2월 19일부터 시작되며 28일 최종 마감한다.
△2학기 수시를 최대한 고려하라=수험생들은 본인의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지원 전략을 세우면서도 2학기 수시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수능 가채점 결과와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 성적 등을 확인해 정시와 수시 가운데 어느 쪽에 치중할지 결정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2학기 수시 전형에 적극 대비하거나 새로 원서를 접수하는 대학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수능 성적이 잘 나와 정시에서 더 나은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면 수시 전형에 참가하지 않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면접이나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아야 정시에 지원할 수 있다. 수능 이후 수시 전형 없이 1단계 합격자를 바로 합격시키는 대학도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정시에는 복수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라=수시모집 비중이 커졌다고 해도 수능시험 응시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정시모집에서는 지난해처럼 경쟁률이 낮은 학과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아예 미달될 가능성이 큰 학과도 상당수일 전망. 따라서 정시모집에서는 합격만을 생각해 지나치게 하향지원할 게 아니라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적절히 활용해 도전할 필요가 있다.
소신과 안전 지원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수.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서울 주요 대학이 대부분 가, 나군에 포함돼 복수지원 기회는 사실상 2번 정도로 제한된다. 따라서 수능활용 방법, 가중치, 학생부 성적, 대학별 고사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지원대학을 결정해야 하며 대학별 고사 준비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상위권 또는 중위권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이나 지방 대학에 모두 지원할 수 있으므로 복수지원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과 다소 상향시킨 대학으로 나눠 지원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 전형 방법을 치밀하게 분석하라=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 대학이 학생부와 수능성적으로 전형을 하지만 반영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수능성적 반영 방법은 대학별, 계열별, 모집단위별, 영역별로 더욱 복잡해졌다. 대학이나 학과에 따라 수능 반영 총점이 다르고 반영 영역과 비율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자신의 영역별 성적으로 어느 대학, 어느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학생부 반영 비중과 방법도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올해 경우 전체 대학의 평균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이 10.2%로 지난해보다 약간 낮아졌다. 내신 부풀리기 문제 때문에 석차를 활용하는 대학이 많아지면서 평어를 보는 곳이 지난해 106개 대학에서 올해 86개로 줄어든 반면 과목이나 계열별 석차를 활용하는 대학이 104개, 평어와 석차를 혼용하는 대학이 11개로 작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대학별 고사 준비를 철저히 하라=정시에서 논술이나 면접·구술고사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할 계획이라면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수능시험 직후부터 곧바로 대학별 고사에 들어가야 하는 것. 합격선 근처에 있는 수험생들 사이에는 학생부와 수능 성적이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대학별 고사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능 점수 3, 4점 차이는 쉽게 뒤집힐 수도 있다. 논술고사는 지망 대학의 요강에 맞춰 직접 글을 써 보는 연습을 많이 하고 첨삭 지도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시모집에서의 면접·구술고사는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일반 면접을 하므로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각 대학의 출제 요강을 확인하고 기출 문제를 토대로 준비하면 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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