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안방극장에 또다시 해외로케 붐이 일고 있다. '프라하의 연인' 후속작으로 26일 첫 방송하는 SBS TV 특별기획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는 지난달 중순 약 15일 동안 프랑스 파리, 보르도, 미랑보에서 해외로케를 진행했다. 초호화 촬영으로 화제를 낳고 있는 이 드라마는 프랑스의 한 성채를 통째로 빌리는 호사(?)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전작 '프라하의 연인'이 유서 깊은 체코의 프라하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엔 고풍스런 프랑스 보르도의 고성(古城)이 무대다. 사전제작제로 만들어져 내년 1월 전파를 타는 MBC 드라마 '궁'은 태국 현지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극중 왕세자가 태국 국왕의 즉위 기념식에 축하 사절로 방문하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태국 관광청의 협조 아래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태국 황실의 화려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프라하의 연인'과 같은 시기에 방송을 시작한 대하사극 '신돈'도 극 초반부에 광활한 중국대륙을 배경으로 공들여 해외로케를 진행했다.
지난해 '발리에서 생긴 일'이 흥행 성공을 거두며 해외 로케의 선봉장이 됐다면 '파리의 연인' '해신', '미안하다 사랑한다',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이 해외의 이국적인 풍물과 거기에 담긴 로맨스로 승승장구했던 게 사실. 그러나 올 상반기 '삼순이' 열풍에 밀려 잠시 주춤하던 해외로케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드라마 제작자들은 해외로케는 일상과는 다른 세계에서 펼쳐지는 로맨스와 볼거리를 담을 수 있다고 말한다. 즉 해외로케는 '배경그림이 잘 나온다'는 점이 주된 이유이다. '파리의 연인'에 이어 '프라하의 연인' 등 해외로케 장면이 들어간 드라마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유럽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공식까지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해외 로케가 시청자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불필요한 외화유출, 제작비 초과로 인해 '황태자의 첫사랑', '파리의 연인'처럼 제작비를 보전 받기 위한 무분별한 간접광고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외주제작사가 높은 판권 수입을 받기 위해 해외촬영을 선호하는 것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한류열풍을 유지하기 위해서 드라마 해외촬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일부 제작사의 주장은 '겨울연가'의 경우처럼 국내를 배경으로 촬영돼 한국문화를 알리고 엄청난 관광홍보 효과가 있었던 예에 비추어 큰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긴 겨울밤 드라마 보는 걸 낙으로 삼는 시청자에게 중요한 것은 드라마 자체의 흥행성과 작품성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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