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당한 대구지하철 파업 결의

대구지하철 노조가 파업 찬반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도대체 무슨 불만이 있기에 또 파업을 하겠다는 것인가. 시민들은 황당하다. 그리고 분노한다.

지난해 사상 최장기 파업 기록을 세운 대구지하철 노조다. 2003년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방화 대참사의 상처와 후유증으로 대구와 시민들이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서 유아독존식 제 밥그릇 챙기기 파업을 벌였던 대구지하철 노조다.

2호선이 개통된 지 겨우 한달 남짓한 데, 기다렸다는 듯이 또 파업을 하겠다니 무슨 이유에서든 납득할 수 없다. 2호선 개통을 계기로 지하철이 시민의 호응을 얻고 조기 경영 정상화에 일조하기 위해 노조와 임직원 모두가 복무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시기다. 불만이 있더라도 좀 미뤄 두고, 2호선이 안정화되고 시민들의 신뢰감을 얻을 때까지 한눈 팔지 않고 성실히 근무해야 할 시기다. 하물며 2호선이 벌써 몇 차례 운행 중단 사태를 빚은 데다 방화 미수 사건까지 겹쳐 시민들의 신뢰는커녕 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데 파업이 웬말인가.

경제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국민의 삶의 질이 곤두박질했다. 그 중에서도 대구지역의 형편은 더 어렵다. 대구에 든든한 기업이라곤 손에 꼽을 정도다. 제대로 된 월급이라도 받고, 해고 위험이 별로 없는 직장이라곤 공무원과 공기업밖에 없다는 게 시민들의 공론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삶은 고단하다. 이런 시중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어떤 빌미가 있더라도 최소한 이 시기에 파업을 결의할 일은 아니다. 대구의 지하철 아닌가.

대구지하철은 또 엄청난 적자를 안고 있다. 세금으로 메워 주기에 유지되고 있다. 노조원들의 사정이 그렇게 열악하고 박봉이라면 다른 직장을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좋은 직장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대구시와 지하철공사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대구지하철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시민의 엄청난 희생 위에서 달리고 있다. 미증유의 대참사와 최악의 파업 사태에도 사실상 책임진 사람이 없었다. 잦은 사고와 파업에도 전혀 책임지지 않는 책임자. 이는 시민에 대한 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철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결코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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