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들에게 새해가 시작되는 겨울은 부족한 부문을 채우는 중요한 시기다. 새해를 전후하는 동계훈련 기간 마음의 각오를 어떻게 다지고 훈련하느냐에 따라 한해의 농사가 좌우된다. 올 시즌에도 대구를 대표하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프로축구 대구FC 선수들은 팀과 자신의 영광을 위해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대구·경북의 아마추어 선수들도 정상을 향한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프로·실업·대학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물 네 살 '개띠' 선수들의 힘찬 각오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프로야구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에도 '포커페이스'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은 2006년 가장 주목받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데뷔 첫 해 신인왕에 오르며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오승환은 그러나 지난해 이맘 때와 마찬가지로 담담하게 새해를 설계하고 있다. 1년 전 오승환은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신인왕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누구에게도 밝힌 말이 아니었고 신인왕이 될 것으로 주목한 사람들도 없었지만 오승환은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나선 그는 61경기에서 10승1패16세이브, 11홀드, 방어율 1.18을 기록했다. 그의 출중한 성적에 모든 야구 관계자들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무엇보다 '포커페이스'를 바탕으로 한 신인답지 않은 그의 대담한 투구에 야구팬들은 환호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오승환은 새해에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내실 있게 각오를 다지고 있다.
#2년생 징크스는 없다
신세대 스타들은 당돌하다는 말이 있지만 오승환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프로 데뷔 첫 해부터 타자들을 압도한 자신의 실력을 자랑할 법도 하지만 마운드에서 표정의 변화를 허용하지 않듯이 말도 매우 신중하다.
오승환은 새해 목표에 대해 "특별히 정한 게 없다"며 "지난해처럼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이나 중간을 할지, 마무리를 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뭐든지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년생 징크스에 대해서는 "그런 건 모른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호함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이 어색했다고 하자 "올해 우승하면 제대로 환호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시 그 자리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세이브왕 예약
오승환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대다수 야구 관계자들은 그가 부상만 당하지 않고 붙박이로 마무리를 맡는다면 무난히 세이브왕(2005년은 두산 정재훈 30세이브)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이 74승으로 우승한 점을 감안하면 40세이브까지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중반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후 16세이브를 올렸다. 방어율은 8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은 1.18을 기록했다. 99이닝 동안 안타 46개, 볼넷 20개를 내주면서 115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경기 당 탈삼진수는 무려 10.5개에 달한다.
오승환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펼쳐지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진면목을 평가받는다. WBC 대표선수로 선발된 그는 쟁쟁한 선배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지만 현재의 실력만을 놓고 볼 때 대표팀에서 마무리 등 주어지는 역할을 잘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픔 이겨낸 '포커페이스'
입을 꽉 다문 채 마운드에 선 표정 없는 얼굴은 오승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지난해 오승환은 도망가지 않는 배짱 넘치는 투구로 단숨에 많은 야구팬들을 확보했다. 신인답지 않은 그의 대담한 투구는 자신의 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그만큼 노력과 아픔이 뒤따랐다는 얘기다.
오승환은 고교·대학 시절 오른쪽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을 거치는 큰 아픔을 겪었다. 고교 1학년 때 140km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로 주목받았으나 부상으로 외야수로 전향해야 했고 대학 감독들의 외면으로 진학조차 어렵게 됐다. 오승환을 구제한 사람은 1학년 때 그를 눈여겨본 단국대 강문길 감독이었다. 단국대에 입학한 후 수술대에 오른 그는 눈물겨운 재활훈련을 거쳐 2003년 다시 마운드에 서게 됐고 2004년에는 태극마크도 달았다.
#연애·취미활동은 나중에
오승환은 대학 시절 낭만을 묻어두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야구선수로 큰 성공을 이룬 오승환은 지금도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연애는 나중에 할 생각입니다. 지금 저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고 싶습니다." 오승환은 야구 외에는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가끔 친구를 만나는 일 외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다고 전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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