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풍자한 서구 언론 만평에 반발한 아프가니스탄 시위대가 7일 현지에서 평화유지 활동 중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총격전을 벌이고 예멘 대학생 수천 명이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이슬람권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프간 시위대 200∼300명은 이날 북서부 마이마나 시에서 나토 평화유지군 소속 노르웨이 병사들과 총격전을 벌여 최소한 4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앞서 소말리아와 레바논에서도 시위 도중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대학생 5천여 명도 이날 수도 사나에서 가두시위를 열고 마호메트 풍자 삽화를 게재한 덴마크 언론을 격렬히 비난했다. 시위대는 덴마크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흔들며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일부는 덴마크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예멘 공보부는 앞서 6일 마호메트 풍자 만평 12컷 가운데 4컷을 전재한 주간지 알 후리아를 폐간시키고 편집책임자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다.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도 이날 이슬람 세계가 마호메트 풍자 만평에 맞서 지하드(성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카리 유시프 아흐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을 침공한 모든 외국 침략자들이 우리의 표적이지만 이번 (마호메트) 모욕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특히 덴마크 병사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라크 무장단체들은 데마크인 납치와 살해를 요구했고, 덴마크 물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했다.
이란은 이날 덴마크와의 무역 및 경제관계의 단절을 선언했고, 일부 군중들은 테헤란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기도 했다.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파키스탄 전역에서도 1만여 명이 항의집회를 가졌고 방글라데시와 요르단강 서안 가자시에서도 학생 등 수천 명이 덴마크 국기를 태우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내 이슬람 공화국인 체첸의 람잔 카디로프 부총리도 이날 덴마크 정부의 모든 지원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전세계 이슬람권의 반발이 이처럼 거세지자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오스트리아는 중동지역 19개 국가들에 대해 EU공관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경고했다.
또 덴마크 정부는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즉각 인도네시아를 떠날 것을 요구했으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국민들에 호소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서로 다른 사회에서 권위와 영향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진정한 문명의 동맹을 구축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마리아 테레사 페르난데스 데 라 베가 스페인 부총리는 이날 이슬람권과 덴마크 정부가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카불·자카르타APAF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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