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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만에 받은 눈물 젖은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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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 군위 김광순씨 구미 오상고서

"칠순을 넘긴 나이에 손자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 졸업장을 받았지만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김광순(73·군위 소보면 도산리)씨는 16일 경북 구미 오상고(교장 장준재)에서 55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김 씨는 6·25 전쟁 끝무렵인 1953년 구미 오상고 2학년에 다니다 군에 들어가 곳곳에서 인민군과 전투를 벌였다. 1955년 11월 대구 육군통합병원에서 결핵성 늑막염을 진단 받고 치료받다가 1956년 3월 제대했다.

김 씨는 18년 동안 고향 군위 소보에서 투병생활을 했지만 늘 가슴속에 못다 마친 고교생활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김 씨는 "55년만에 명예졸업장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섭섭한 감도 든다"며 "생각 같아서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정식으로 졸업장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버지의 졸업식장에 참석한 막내 아들 하무(44·(주)폴리머테크 대표) 씨는 "아버지의 꿈은 정식으로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라며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 위해 방송통신고교나 실업계 고교에 편입하는 문제를 가족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무 씨는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도 가족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장준재 오상고 교장은 김 씨에게 '오상60년사'를, 최용수 대구지방보훈청장은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하며 졸업을 축하했다.

군위·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김광순(73)·최옥기(72) 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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