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리의 젊은이들…댄스! 댄스! 댄스! 지하철 춤꾼들

땀에 범벅이 된 몸과 열정적인 몸짓 그리고 젊음이 내지르는 소리....

그들이 있는 곳엔 뜨거운 열기로 넘쳐난다. 뛰고 넘고 돌고 꺾고 비틀어대면서

10대 그들은 무한 자유를 꿈꾸고 내 세상임을 확인한다.

춤을 추면서 이제야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그들, 아슬아슬한 묘기를 보이면서 이제야 숨통이 터지는 같다는 그들. 청춘이 살아있는 현장이다.

'멋있다'는 주위의 시선을 마음껏 즐기면서 힘줄이 살아 움직이는 그들의 세계속으로 빠져본다.

◆ 춤추는 전사들

"이 순간 살아있음을 느껴요. 함께 춤추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지난 20일 오후 3시 대구지하철 1호선 교대역 지하 대합실. 대구교대 댄스 동아리 '비(飛)'의 구성원 5명이 가수 장우혁의 '지지않는 태양'에 맞춰 춤동작을 맞추고 있었다. 이들은 탁트인 공간에서 똑같은 동작으로 브레이크 댄스를 추며 흠뻑 땀에 젖고 곧 무아경에 이른다.

팀 리더인 이재성(22.대구교대2) 씨는 "춤추는 것도 단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멋있어 보이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며 "교사가 된 뒤에도 계속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

이들 5명은 지난 23~25일 열린 신입생환영회에서 공연을 펼쳤다.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공연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는 이들에게 춤은 젊음을 불태울만한 대상이었다.

팀을 이룬 이들과 달리 혈혈단신 혼자서 연습하는 여학생 춤꾼도 있다. 나혜진(16.경북예술고1) 양은 학교나 학원을 마치고 귀가할 땐 꼭 지하철 교대역에 들른다. 나 양은 대합실 거울 앞에서 MP3 플레이어에 스피커를 연결한 후 음악을 틀어놓고 1시간 가량 정신없이 춤을 춘다. "춤출 땐 세상이 내 것"이라는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춤에 빠져들어 만 3년째 힙합, 재즈 등 다양한 춤을 혼자서 연마하고 있다. 가수 겸 만능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그는 "안되던 동작을 조금씩 익혀나갈 때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지하철 역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오히려 반긴다. 김주흠 교대역장은 "대합실 양쪽 대형거울 앞에는 매일 젊은 춤꾼들이 2, 3팀 찾아온다"며 "지하철이 열린 문화공간으로 활용돼 오히려 밝아졌다"고 했다.

글.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사진 : (위)대구지하철 1호선 교대역에서 댄스동아리 '비(飛)' 회원 5명이 음악에 맞춰 춤동작을 맞추고 있다. (아래)3동안 혼자 춤을 추며 힙합에 푹 빠진 나혜진 양. 언뜻봐도 춤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