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망에서 희망으로…살가도 사진전

'그래서 그는 르완다·브라질·엘살바도르로 갔다.'

세바스티앙 살가도, '20세기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이름 꼽히는 그의 작품을 지역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8일부터 4월 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일반 1,3전시실에서 열리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ESSAYS'전은 살가도의 역작이 소개된다.

커피 재배 현황 조사차 방문한 아프리카에서 극심한 가뭄과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시작한 작품인만큼 살가도의 작품 속 주인공들의 삶은 부족함의 현장이다. 가진 것이 없는 그들은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부족해 보인다. 먼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든 카메라를 응시한 이들이든 얼굴 속에서 웃음이란 늘 부족한 생활을 대변하듯 무표정하다.

세계 전역의 난민이나 노동자들과 몇 년씩 함께 생활하며 담아낸 그들의 불행·고뇌를 통해 살가도는 단지 고통스런 삶의 기록을 넘어서 인간 생존의 한계와 극한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관람객들은 살가도가 작품을 통해서 전해주는 인간의 존엄성·생명의 숭고함을 느끼며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단순히 감상이 아닌 희망의 손길을 던지도록 촉구하는 강력한 목소리를 전해준다. 살가도의 작품이 '20세기 가장 위대한 서사시'이자 사진 역사상 하나의 성화상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이유다.

이번 전시회는 라틴 아메리카·노동자·이민, 난민, 망명자·기아, 의료 등 총 4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결정적인 순간 포착, 사회적·경제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기록, 시적으로 표현, 따뜻한 인간미 등을 특징으로 하는 살가도의 1977년부터 2001년까지 24년간 찍은 방대한 분량의 작품 중에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오리지널 프린트 173점이 소개된다. 053)606-6114, 252-6568.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세바스티앙 살가도= 1944년 브라질 출생으로 1969년 정부의 압력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해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세계의 고통과 재앙을 알리는 데는 학문보다 사진이 훨씬 더 유효함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세계 전역을 돌아다니며 35mm 라이카를 동반자 삼아 기아, 난민, 과다한 노동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인, 브라질 광산 노동자, 남아메리카 농민 등의 모습을 기록했다.

1984년 세계 최고의 자유 보도사진 작가그룹 매그넘의 정식 회원이 됐다. 1982~89년까지 인본주의적 사진에 수여하는 유진 스미스 상을 비롯 세계 각국에서 50여 개의 상을 받았다. 1986년을 비롯 여러 해에 걸쳐 국제사진센터의 '올해의 보도사진가'에 선정됐다. 2001년에는 유니세프 특별대사로도 임명됐다.

1994년 설립한 사진 에이전시 Amazonas Images의 대표로 최근 남아메리카의 엘살바도르, 아프리카의 르완다 국경 등지의 환경문제를 다룬 사진 '제네시스' 시리즈를 촬영 중이다.

사진 : (위)주아제이로 도 노르테에서의 첫 번째 성찬식, 세아라, 브라질, 1981 (가운데)브나코에 있는 르완다 난민 캠프, 탄자니아, 1994 (아래)코렘 영양 센터, 에티오피아,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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