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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앞산관통도로 현장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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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곳이 터널이 생길 자리야..."

지난 2일 앞산관통도로가 지나가는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 초입. 입구 왼편의 아파트에는 '앞산관통도로가 우리의 쉼터인 앞산을 파괴한다'는 현수막이 길게 붙어 있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듯 했다. 달비골 등산안내소 약수터에서 만난 서모(54·여)씨는 "남편은 관통도로가 생겨야 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도 "공사 중에 발생할 소음, 매연에다 터널 개통 후에는 약수터에서 물도 마실 수 없게 돼 피해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50대 남자는 "관통도로가 깊게 뚫려 앞산 생태계나 자연 훼손은 그리 많지 않다고 들었다"고 했다.

달비골의 달서구 청소년수련관 맞은편에는 20m 높이로 쭉 뻗은 상수리나무 숲이 시원스럽게 보였다. 취재팀과 동행한 김문순(26·계명대 생물학과 석사과정)씨는 "상수리 숲은 도심에서 유발되는 각종 먼지 및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차단막 역할을 하고 있다"며 "터널이 뚫리면 이 숲도 곧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산 정상에서 도로가 생기는 달비골 방향을 내려다보면 멋진 풍광이 연출된다. '월곡지'라는 작은 호수가 눈앞에 보이고 왼쪽에는 울창한 숲, 저멀리 뽀족한 달비골 입구가 잇따라 펼쳐져 있다. 도로가 개통된 후에도 저 풍광을 그대로 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보전과 교수는 "터널이 뚫릴 곳은 동서로 가로 놓인 협곡이어서 서풍이 불면 차량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20m 정도 공중에 떠 있다 밤이 되면 고스란히 도심으로 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올해중 범물∼상인간 4차순환선 착공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12년쯤 도로가 생기겠지만 '개발'과 '환경'을 둘러싼 논란은 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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