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주로 '신문시장의 위기'를 의미하지만 이는 곧 '저널리즘의 위기'로 이어지면서 그 영향은 신문 수용자인 독자들에게까지 그대로 파급된다.
신문과 저널리즘의 위기극복을 위해 그동안 전문가와 경영진 그리고 기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많은 고민을 해왔지만 논의의 귀착점은 결국 기사의 질적 제고라는,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평범한 결론으로 모이고 있다.
중요한 이슈를 심층 분석하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기사를 쓰는지, 기사를 통해 제공하는 정보가 진실하고 또 독자에게 정말 현실적으로 유용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한다면 바로 그것이 좋은 신문과 독자 친화적 신문을 만드는 기본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알차고 좋은 신문은 결코 간단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문을 만드는 주체들의 부단한 연구와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의 관심분야를 갖는 기자들 두세 명이 모여 특정 분야에 관한 스터디그룹을 운영하는 방법도 있고 또는 혼자라도 평소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깊이 몰입해 전문성을 쌓아가는 방법도 있다. 물론 부서의 순환근무에 관계없이 말이다.
대구·경북의 대표적 신문으로서 매일신문은 비록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뢰받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다각도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특수성을 고려하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성을 반영하는 신문이라는 지적에 따라 외부필진의 경우 상당히 혁신적이면서 개혁적인 인사들에게도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신선한 변화 중의 하나이다.
또한 시사이슈에 관한 인터넷 여론을 전함으로써 젊은 네티즌을 중심으로 독자 친화적 지면전략을 도입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주말판에 '독자카페'를 고정적으로 만들어 특정 주제를 정하고 독자들을 토론마당으로 끌어들이는 편집도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다만 균형감각을 잃은 기사비중이나 편집들도 있어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골프 관련기사에 과도한 지면들을 할애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특집이라고는 하지만 하루치 신문에 무려 열여섯 면에 걸쳐 골프 관련 기사와 전면광고를 실은 것은 누가 봐도 너무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2월 22일자).
반면 지구 인구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축제인 '세계여성의 날'을 단지 행사중심으로 단신 처리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반성할 점이라고 본다(3월 8일자).
이제 곧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후보자들과 정치권이 분주해지고 있고 일각에선 벌써 불협화음마저 나오고 있는데,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매우 중대한 현안이라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지역 민의를 대변하는 신문으로서 매일신문도 자발적 공정선거보도 준칙을 천명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기를 당부한다.
최경진(독자위원회 위원장/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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