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동북공정이라는 쥬신사 말살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아마 이 일을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떤 모습일까. 정부는 중국과의 통상마찰을 염려하며 민간이나 학술차원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 현재 동북공정에 대한 대안으로는 기존의 사학계가 추진하고 있는 '고구려 지키기', '요동사(遼東史)' 개념, '쥬신의 관계사' 등 3가지 관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동양대학교 관광경영학부 김운회 교수는 저서 '대쥬신을 찾아서'를 통해 '쥬신' 연구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고구려사·발해사 연구는 현실적인 계승권 주장 문제를, 요동사는 우리 민족사의 진원지 자체를 부정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저자는 경제학을 전공한 '아웃사이더'이다. 보수적인 역사학자는 펼칠 수 없는 그의 가설은 날선 비판의 칼을 빼들었으나 쟁점의 한가운데에 있다. 그렇다면 쥬신이란 과연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쥬신은 만주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부르는 이름이다. 17, 18세기까지 쭉 써오던 말이라고 한다.
역사서와 신화, 생김새 등을 바탕으로 그려나가 보면 쥬신 민족의 범위는 의외로 넓다. 숙신, 동호, 예맥, 부여, 고구려와 몽골, 흉노, 말갈, 선비 등이 모두 이름만 다를 뿐 같은 민족인 쥬신이며, 이들은 모두 '범한국인' 개념에 속한다. 즉 실체는 같으나, 이름은 여럿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천손족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고, 태양을 숭배하며 금속을 잘 다룬다.지리적으로는 몽골·만주·한반도·일본 열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현재의 한국인인 반도 쥬신을 포함해 원나라를 건국한 몽골 쥬신, 청나라를 건국한 만주 쥬신, 일본인들의 열도 쥬신이 모두 '쥬신사'가 된다고 주장한다.
결국 쥬신사를 통해 보면 그동안 중국의 역사와 변방의 역사로 나뉘었던 것이 한족 대 쥬신의 역사로 바뀌면서 쥬신의 입지는 커지게 된다는 것. 반면 맹목적으로 고구려만 지키고 만주에 거주한 여러 종족들을 우리와 무관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중국에게만 유리한 입장을 만들어준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에 게재되면서 워낙 파격적이라 출간 전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킨 저자의 쥬신론이 동북아시아의 역사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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