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일본킬러' 구대성 결장 뼈아팠다

'일본 킬러' 구대성(한화)의 부상이 결국 한국에 덫이 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4강전에서 한국은 불펜의 핵으로 활약해 오던 구대성이 옆구리에 담이 들어 펫코파크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바람에 그동안 완벽했던 '황금계투'에 흠집이 생기고 말았다.

구대성의 결장은 곧바로 대패로 이어졌다.

거위알 행진이 이어지던 7회 김병현이 후쿠도메 고스케(주니치)에게 결승 투런포를 맞고 사토자키 도모야(지바 롯데)에게 다시 1타점 좌중간 인정 2루타를 허용하면서 팽팽하기만 하던 승부의 추는 급격히 일본쪽으로 기울었다.

'지일파' 선동열 투수코치는 "한일전은 우리가 이긴다면 1점차 승부가 될 것이고 우리 마운드가 일본 공격을 3점 이내로만 막을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해왔다. 실점의 마지노선이 최대 3점이라는 얘기였다.

0-3까지 벌어진 7회 1사 2루에서 한국 벤치는 좌타자 가와사키 무네노리(소포트뱅크)를 막기위해 좌완 봉중근(신시내티)을 투입했다. 봉중근은 가와사키를 2루 땅볼로 처리,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일본은 1번 좌타자 아오키 노리치카 대신 우타자 미야모토 신야(이상 야쿠르트)를 내보냈다.

이미 3루 이마에 도시아키(지바 롯데) 자리에 후쿠도메를 대타로 쓴 터여서 3루수가 필요했기에 공격과 수비를 고려한 스위치 작전이었다.

올해 35살인 미야모토는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일본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던 베테랑으로 귀중할 때 적시타 한 방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노련한 선수다.

구대성만 제대로 가동됐더라도 한국은 비록 우타자지만 구대성을 밀어 붙였을 것이다.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에 스트라이크를 뿌릴 줄 아는 구대성은 좌우 타자를 막론하고 배짱 있는 투구를 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구대성의 부상으로 막다른 길에 다다른 한국은 손민한(롯데)을 내보냈고 손민한이 2구째에 미야모토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스코어는 0-4로 벌어졌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3점차가 깨지자 한국 마운드는 한꺼번에 힘을 잃었다.

WBC 중계방송사인 ESPN은 WBC 대회에서 치른 6경기와 이날 6회까지 총 60이닝 동안 8실점에 불과했던 한국이 7회에 무려 5점이나 허용했다며 자막으로 비중있게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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