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20일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라크의 혼란상황이 종파간 분쟁으로 계속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현 상황의 성격을 규정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사마라의 시아파 사원 폭파공격을 계기로 격화된 수니·시아파간 갈등을 근거로 이미 내전이 시작됐다는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있다.
논란은 지난해 1월 실시된 제헌의회 총선을 통해 과도정부가 수립되기 전까지전후 이라크를 이끌어던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가 촉발시켰다.
세속 시아파 정치인인 알라위 전 총리는 개전 3주년을 하루 앞둔 19일 영국 BBC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불행하게도 내전상황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 전역에서 종파분쟁과 저항공격으로 매일 50∼60명씩 희생되고 있는현실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내전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출범시키려는 국민화합 정부가 당장의 문제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쿠르드족인 잘랄 탈라바니 과도정부 대통령이 반박하고 나섰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알라위 전 총리의 발언이 알려진 뒤 이라크 상황을 평가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전우려를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내전상황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이 내전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지만 이라크 국민들의 애국정신이 내전을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미국과 영국의 군 수뇌부도 내전 논란에 가세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자들은 이라크 침공 3주년을 하루 앞둔 19일 이라크가 내전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이라크는 안정된 민주사회로 가고 있다"며 일제히 부인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 휴양시설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내고 19일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이라크 지도자들이 정부를 세우고 운영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주는 데 대해 신뢰를 보낸다"고 밝혔다. 부시는 전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라크 침공 결정은 옳은 것이었고 이라크에서 테러주의자들을 격퇴함으로써 우리의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면서 "이라크 사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딕 체니 부통령도 주말인 이날 "현재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행위는 과격 알 카에다 이슬람 단체가 이라크 내전을 촉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체니는 또 "이라크의 알 카에다 지도자 알 자르카위와 여타 과격 인사들이 주도하는 테러단체들에 의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들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의 출범을 중단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성공을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주둔 미 사령관은 이날 보수성향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 이라크 내전 돌입설은 전혀 임박하거나 불가피한 게 아니다"면서 "이라크 정부 구성이 서서히 가시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CNN과 인터뷰에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다 해도 이라크 국민들 가운데 저항세력에 가담한 사람은 0.1% 이하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서 미군을조기 철수시키는 것은 테러단체들에게 이라크를 넘겨주고, 2차대전 이후 파시스트들에게 독일을 넘겨주는 것과 마찬가지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 16,17일 이틀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가 이라크 전쟁에 대해 반대의견을 밝힌 것으로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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