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제1회 강원랜드배 한중바둑대전에서 한국이 중국에 패한 이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서 벌어진 이 대회에서 한국은 주장 이창호 9단이 중국 2장 창하오 9단에게 흑 3집반패를 당해 원년 우승컵을 중국에 내주어야 했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은 6대 메이저 국제기전 중 4개 대회를 우승해 세계 바둑 최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지킬 수 있었다.
한국은 비록 '바둑 올림픽' 응씨배와 LG배에서 중국의 창하오와 일본 장쉬에게 우승을 내주었지만 이세돌이 도요타 덴소배와 후지쓰배에서 우승하며 국제기전 2관왕에 오르는 등 예년 못지않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 열린 세 차례의 국제기전에서 한국은 줄줄이 우승을 놓치며 부진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월 제10회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이창호 9단이 중국의 '속기천재' 뤄시허 9단에게 패한 데 이어 LG배 세계기왕전에서는 중국의 구리 7단과 천야오예 5단이 결승에 올라 중국의 우승이 확정된 상태이다.
2월 제7회 농심 신라면배에서는 최종전에서 한국주장 이창호 9단이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에게 패해 농심 신라면배 7연패에 실패했다.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춘란배 16강전에서는 일본이 8강 진출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가운데 중국이 6-2로 한국에 수적인 우세를 보여 또 한 번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기도 하다.
한국 바둑계의 근심은 무엇보다 세계최강 이창호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뤄시허 9단에게 져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처음 외국기사에게 패하는 아픔을 겪었던 이창호는 결국 농심 신라면배에 이어 강원랜드배에서도 패해 지난 십 수 년 간 한국바둑의 단체전 불패신화를 이끌어 온 자신의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창호의 부진을 메워 줄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 송태곤 등이 약속이라도 한 듯 국제기전에서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한국바둑 간판스타들의 이유 없는 동반 침묵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올 해가 90년대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해 온 한국바둑계에 있어 최대 위기의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년에 비해 더욱 강하게 한국을 압박해 올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과 힘겨운 수성이 예상되는 한국. 그리고 부활의 조짐이 느껴지는 일본.
2006년 세계 바둑계는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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