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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의 오늘-'월하의 맹서' 시사회

1923년 4월 9일 경성호텔에서는 열린 계몽영화 '월하(月下)의 맹서(盟誓)' 시사회가 열렸다. 조선총독부 체신국이 저금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한 영화였다.

신문기자와 관계자 100여 명이 지켜볼 정도로 영화에 대한 관심은 컸다. 완전한 필름으로 촬영된 최초의 극영화라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동아일보에는 월하의 맹서가 "이천척의 긴 사진으로 내용이 매우 잘되어 크게 갈채를 받았다"는 평을 싣기도 했다.

내용은 단순했다. 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고향에 돌아온 영득(권일청 분)이 주색잡기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약혼녀 정순(이월화 분)은 이런 영득을 정성으로 어우른다. 정순의 아버지는 푼돈을 모아 저축한 돈으로 영득을 돕고 영득은 비로소 저축의 고마움을 깨닫고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맹세한다는 것.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윤백남은 당시 연극계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대도전'·'흑두건' 등의 역사소설도 쓴 그는 자신이 창단한 민중극단 단원 15명을 배우로 출연시켰다. 그 중에는 여주인공인 이월화도 있었다. 여배우가 처음 영화에 등장했다는 점도 '월하의 맹서'가 갖는 영화사적 의미이다.

▲1667년 프랑스, 파리 팔레루아얄에서 첫 미술전람회 개최 ▲1977년 성수대교 착공.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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