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의 하루 평균 승객 32만 명. 1호선 단일노선 때 하루 17만 명선이었던 '지하철 사람들'은 2호선 개통(2005년 10월 18일) 6개월만에 배로 늘어났다. 대구의 '지하철 시대'가 본격화한 것이다.
◆지하철이 새벽을 열다
11일 새벽 5시 반월당역. "오후 3시에 출근, 오전 5시에 퇴근하는 음식 체인점에서 일하는 김준우(26) 씨는 "지하철은 늦는 법이 없다."며 지하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한다.
아파트 경비를 서는 박만희(69) 씨도 같은 곳에서 출근을 준비한다. 박 씨는 "시지까지 첫차로 출근해 24시간 일을 한 뒤 다음날 첫차로 퇴근한다."며 "개통 전에는 버스 기다리느라 고역이었고, 어떨 땐 비싼 택시까지 타야했는데 지금은 너무 편해졌다."고 좋아했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오전 5시30분부터 오전 7시까지 새벽시간대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 하루 평균 4만여 명을 기록, 지하철이 대구시민들의 아침을 더 빨리 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가용을 버리다
같은날 오전 7시~8시 지하철 2호선 만촌역~반월당역 사이를 운행하는 전동차안. 4년째 방공포병학교에서 근무하는 강모철(25) 하사는 "지하철 2호선 개통 전엔 부대 안에 살았는데 지금은 집에서 다닐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회사원 최홍진(37·대구 동구 신서동) 씨는 "1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 경대병원역 부근의 직장까지 시간은 평균 40분으로 자가용 출퇴근때 보다 30분이나 시간이 남는다."면서 "지하철이 자가용보다 더 빠르다."고 자가용 대신 지하철의 편리함을 자랑했다 .
대곡역 부근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일하는 김선영(29·여·수성구 만촌동) 씨. 2호선을 타고 반월당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는 김 씨는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탈 때는 하루차비가 3천400원 들었는데 2호선 개통으로 환승이 가능해지면서 1천800원으로 줄었다."고 했다.
이처럼 지하철 2호선 개통 뒤 2호선 구간 업무용 빌딩 근무자들의 자가용 이용이 크게 줄었다. 성서공단역 옆 롯데시네마의 경우, 2호선 개통 이후 자가용 이용자가 예전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등 '자가용 버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하철로 하루를 마감하다
10일 오후 10시 40분 지하철 반월당 환승역 만남의 광장. 살시티(살사를 즐기는 라틴 댄스 동호회) 회원들이 춤연습에 한창이었다. 2호선 개통 직후부터 벌써 6개월째.
"전에는 주로 국채보상공원이나 대구교대 근처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모든 회원들이 한 장소에 모일 수 있는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 생겨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같은날 오후 11시 20분 반고개역에서 만난 대학생 최충현(25·달서구 용산동) 씨는 "동대구역 부근 학원 수업이 끝나고 지하철을 타면 막차시간과 떨어진다."며 "2호선이 생기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택시를 타야 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오후 11시 30분 계명대역.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10명 남짓. 모두 대학생들이었다.
이환체(26·대구 수성구 고산동) 씨는 "6개월 전만 해도 1천200원 짜리 좌석버스를 타고 다녔다."며 "지하철 요금은 버스보다 500원 싸 한달 교통비가 3만원이나 줄었다."고 흐뭇해했다.
지하철2호선 개통이후 오후 11시 이후 지하철 이용객이 1만여 명에 이르고 있으며, 결국 대구의 경제생산활동 시간을 연장시키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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