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첫 여성 총리에 국정 패러다임 변화 기대

국회는 오늘 한명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를 표결한다. 열린우리당'민주당'민노당이 찬성 당론이어서 첫 여성 총리 탄생은 확정적이다. 이틀간의 청문회를 통해 한 후보자는 국민적 시선을 끌 만한 특별한 쟁점을 만들지 않고 온화한 이미지만 남겼다. 과거 총리 후보자를 향한 야당의 드센 공세가 이번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살아온 행적과 재산, 도덕성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 점에서 새 총리는 2002년 도입 이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대상에 오른 5명과는 차별적인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국무총리로서의 자질은 여전히 주목거리다. 이번 청문회 답변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가 국정을 총괄할 수준의 식견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 힘들었다. 각 부처 간 이해와 견해가 충돌하는 국정을 조정하고 통합하기 위해서는 국무총리 스스로 상당한 정책적 통찰력과 철학을 지녀야 한다. 얼굴 마담이나 하는 총리가 아니라면 국정을 꿰뚫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점 때문에 국민의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기대 못잖게 우려가 적지 않다. 복잡하고 결단이 필요한 사안마다 국민의 평가가 엄중할 것이다. 그가 여성부'환경부 장관을 거친 경험만으로 한 나라의 내각을 통솔할 자격을 갖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나라가 새 총리에게 견습을 시킬 만큼 한가한 때도 아니다. 취임과 동시에 산적한 현안에 대해 순발력 있는 솜씨를 선보여야 항간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

그에게는 원만함'안정감'포용성이 돋보인다. 그러한 자신의 장점에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감성을 갖춘 모성 정치를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여성 총리 등장이 남성 중심의 국정 패러다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실험대에 선 셈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