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 시절 이란 핵 협상 대표를 지낸 알리 라리자니 전 국가안보최고회의(SNSC) 의장이 핵 문제를 강경일변도로 풀어나가려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라리자니는 20일 이란 학생통신인 ISNA와의 회견에서 지난해 6월 아흐마디네자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는 핵 문제와 관련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 3개국과의 협상이 서로 양해하는 수준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불행하게도 새 정부 출범 이후 핵 정책과 전술이 모두 바뀌었다"며 "우리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핵 문제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 더 균형잡힌 입장을 취하면서 감정 보다는 이성적 관점에서 접근할 시기가 됐다며 "대외 협상시 너무 낙관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비관해 건설적인 협상기회까지 봉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정부는 1979년의 이슬람 혁명과 그 후의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농성 사건에 따른 후유증을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해소할 수도 있었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실기한 전례가 있다며 미국과 대화를 거부하는 현 지도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이란 공무원 사회에 깊게 박힌 서방권에 대한 불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리자니의 이런 발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28일까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발표한 뒤 이란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핵 프로그램 고수의사를 밝혀 양측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개혁파로 분류되는 하타미 대통령 정부에서 실용적인 협상가로 알려졌던 라리자니가 이번 발언을 통해 핵 문제에서 강경 일변도 정책을 견지하는 아흐마디네자드 정부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라고 주문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성추행 호소하자 2차 가해, 조국은 침묵"…강미정, 혁신당 탈당
7년 만에 악수 나눈 우원식·김정은…李대통령, 禹 통해 전한 메시지는?
우원식 "김정은과 악수한 것 자체가 성과"…방중일정 자평
[단독] "TK통합신공항 사업명 바꾸자"…TK 정치권서 목소리
고개 숙인 조국혁신당 "성비위 재발 막겠다…피해회복 끝까지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