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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서] 부처의 망언(望言), 예수의 극언(劇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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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4월은 부처님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선언하며 사바세계에 육신을 나투신 달이고, 양력4월은 예수님이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달이다.

두 분은 모두 우리의 영웅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영웅이다. 인류가 아닌 다른 종으로 온 것도 아니요, 흉내 낼 수 없는 특별한 기술과 방법으로 다가갈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을 믿자, 부처님을 믿자' 하면서 저만치 먼 자리에 두 분을 밀어버린다. 그들과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한 나는 대충대충 살아도 되는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고 안심한다. 기만적이고 나약한 구호는 철회되어야 마땅하고 '부처가 되자, 예수가 되자'로 변경되어야 한다. 예수와 부처는 '상식(常識)영웅'이다.

'아버지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비켜 가게하소서. 그래도 당신 뜻이라면 그대로 하소서' 우리가 지은 죄, 그리고 지을 죄를 모두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힌 우리의 영웅이 할 소리인가? 깡패들에게 두들겨 맞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옆집 아저씨가 아닌가. 그러나 마지막 피한방울 살 한 점까지 나누어 주려했던 그들에게서 머리에는 가시면류관, 옆구리에는 창, 손발에는 대못으로 돌려받아, 고통이 강물처럼 흐르고, 배신과 절망의 슬픔이 샘처럼 솟아나고 있는데 아프다고 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는가. 우리는 희망을 극(劇)속에 담아두고 희망이 없는 현실을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예수님은 극적인 삶을 살았을 뿐이다. 진정성의 극적인 실현, 바로 그것, 사랑의 길, 사람의 길을 간 것뿐이다.

생사윤회의 고리를 끊고 위없는 큰 깨달음을 성취하신 그래서 팔만대장경으로도 부족한 진리를 설하신 부처님. 하지만 마법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다. 병에 걸려 누워 죽음을 바로 눈앞에 두고 사랑하는 인연, 제자들에게 '법등명자등명(法燈明自燈明)' 이란 유언을 남기고 떠난다. 시골집에서 늙고 병들어 자손들을 불러놓고 밖에다 '법(法)'을 세워두지 말고 자신(自信)하고 자등(自燈) 하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기는 우리 할아버지다.

두 분은 우리들의 상식영웅이다. 상식영웅의 출발은 진정성이다. 진짜 정성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제 '믿는다'고 밀어 놓지 말고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되기'로 해보자. 예수님의 극언(劇言), 부처님의 망언(望言)에 진정 귀 기울여 보자

황보진호 하늘북 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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