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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화 시집 '그리운 연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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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 시대엔 벽계수를 대신해 줄 풍류남아가 없고 지랄이야 명월이 만공산 할 제 달빛 아래 휘영청 안기고픈 사나이가 없고 지랄이야...// 봄밤은 고전인데/ 이화에 월백하는 봄밤은/ 만고강산의 고전인데'(고전적인 봄밤).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박이화 시인의 처녀 시집 '그리운 연어'(도서출판 애지)는 한마디로 '에로티시즘의 미학'이다. 한 여성 혹은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고감도의 성적 언어와 육감적인 이미지를 동원해 에로틱하게 노래한 시들로 넘쳐난다.

'썩은 사과'가 '후끈하고 물큰한 음부'처럼 '덜큰한 단내를 풍기는' 것은 '벌레가 길을 낼 동안 수천 번 자지러지는 절정을 거쳤'(나의 포르노그라피)기 때문이라는 시구처럼 음란한 소재를 자주 활용하고 있지만 그다지 불경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것은 성적 이미지들이 단순히 감정적.말초적 묘사에 그치지 않고 인생이라는 원관념의 보조관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때문이다. '유두, 음부, 정사, 체위, 사정, 오르가즘'과 같은 노골적이고 음란한 성적 언어들이 시의 문맥 한 가운데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이 남녀의 육체적 관계보다는 자연이나 세계와의 동일시 욕망을 비유한다는 점에서 외설의 혐의에서는 자유로운 것이다.

고감도의 에로티시즘 영화처럼 화끈하고, 르누아르 그림의 여인들처럼 풍만한, 감각적이고 유려하고 능청스러운 자신만의 독특한 문제를 지닌 박이화 시인. 성애적 감각을 정신적·정서적 차원의 인생론과 교합(咬合)시킨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두고 장옥관 시인은 "몸으로 핀 꽃"이라고 했다.

이하석 시인은 "'마흔 그늘 아래 뿌리 내린' 복숭아나무가 바람에 선분홍 꽃으로 화안히, 울컥, 온 몸을 피운 채 선연히 그늘을 드리웠다"고 평가했다. 우리 시단에 새로운 '에로티시즘의 여왕'(?)이 등극한 것인가.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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