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軍, 철조망 앞쪽 구덩이·둑 설치 시위대 진입 차단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및 주민과 군.경의 대치가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7일 팽성읍 대추.도두리는 큰 충돌없이 평온했다.

군은 시위대가 또다시 철조망을 걷어내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날 굴착기를 동원해 대추.도두리 들녘 곳곳에서 철조망 앞쪽에 구덩이를 파고 높이 1.5m의 둑(장애물)을 쌓았다.

또 도두2리 마을회관 인근에서는 철조망 외곽경비를 서는 경찰병력들이 펌프를 이용해 부족한 식수를 뽑아 올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민 이태현(61.대추리)씨는 "경찰과 군인 수천명이 마을로 들어와 식수를 뽑아대는 바람에 집집마다 수압이 딸려 물 공급이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폐허가 된 대추분교에서는 평택지킴이 화가들이 철거과정에서 부서진 평화 깃발을 고쳐세우느라 분주히 손을 놀렸다.

군.경도 철조망 내부 경계근무와 외곽경비를 서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기지이전 반대측 시민단체가 이날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주력키로 해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양측간의 충돌없이 평온을 되찾았으나 기지확장이전을 둘러싼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범대위)는 대추리와 서울 광화문 등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반대투쟁을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어서 기지이전 갈등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또 지난 4일 '평택 사태'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37명을 제외한 연행자 487명이 6일 석방돼 이들이 또다시 반대투쟁에 나설 경우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범대위 측은 8일 오전 10시 서울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평택 사태에 대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전국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등 투쟁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수원지법 평택지원 앞에서는 대학생 100여명이 모여 '군인과 경찰을 앞세운 살인진압 규탄 및 구속영장 기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자 전원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평택지원에선 이날 오전 10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시위대 37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한편 경찰은 4일 연행자 가운데 현지 주민과 시위를 주도한 범대위 핵심관계자들이 1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달 29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모(47)씨 등 범대위 간부 3명에 대한 검거전담반(20명)을 편성, 조기검거에 나섰다.

군도 시위대의 난동이 격화되면 철조망 경계근무 장병에게 방패와 진압봉, 방독면 등 비(非)살상 개인보호장구를 지급키로 해 대추리 일대는 평온 속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범대위 측은 "평택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의 유혈충돌을 피하고 촛불집회 등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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