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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티 퇴장 유도는 히딩크호 사전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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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16강전에서 이탈리아 플레이메이커 프란체스코 토티의 퇴장을 끌어낸 건 치밀한 사전 작전이었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히딩크호의 뒷얘기가 당시 대표팀에서 트레이너 역할을 맡고 있던 최진한(45) 코치의 비망록에 의해 공개됐다.

최 코치는 10일 "훗날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참고할 목적으로 히딩크호에서 있었던 팀 미팅과 코칭스태프 작전 회의, 하프타임 지시 사항, 선수단 생활 등을 일지 형식으로 노트에 기록했다"고 말했다.

2001년 9월 히딩크호에 합류한 최 코치가 작성한 기록은 6권 분량으로 700여 페이지에 달한다.

최 코치의 비망록에 따르면 토티가 16강전에서 두 차례 경고를 받고 퇴장당한 것은 다혈질적인 그의 성격을 치밀하게 이용한 사전 작전이었다고 한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오른쪽 수비수 최진철을 불러 토티에게 거칠게 파울을 많이 하고 경고와 퇴장을 이끌어내라고 지시했다. 토티는 다혈질이니까 거친 파울을 많이 하면 자제력을 잃게 된다는 게 히딩크 감독의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또 김태영, 홍명보, 김남일에게도 토티의 퇴장 유도를 지시했다고 한다. 붉은 악마와 응원단에도 심한 야유를 퍼부어 경고 유도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홍명보에게는 에콰도르 출신 심판인 바이런 모레노 주심에게 끊임없이 항의할 것을 주문했다. 토티가 파울을 하면 주심에게 달려가 항의를 하고 자꾸 항의하다 보면 경고를 줄 수도 있다고 히딩크 감독은 생각했다.

토티가 전반 22분 팔꿈치 파울을 했을 때 홍명보가 항의했고 첫 경고가 나왔다. 토티는 연장 전반 결국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두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했다.

토티의 퇴장이 전적으로 작전에 의한 것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혈질적인 성격을 계속 자극하는 작전이 어느 정도 주효했다는 얘기다.

히딩크 감독은 또 16강 진출에 성공한 뒤 선수들이 만족감에 빠져있을 때 박항서와 정해성 코치에게 '군기'를 잡도록 지시했다.

두 코치를 불러 "16강에 만족할 건가. 목표는 4강이다"라며 선수들에게 간식 시간이 끝난 뒤 정신교육을 시키도록 했다는 것이다.

16강전 직후 8강전을 치르기도 전에 이미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결승전을 준비했었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히딩크 감독은 대전 스파피아 호텔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갖고 일본에 정조국, 최성국 등 연습생 멤버들을 훈련 파트너로 데리고 갈 것인지 여부를 논의했다고 한다.

이밖에 히딩크 감독은 16강에 오른 뒤 이탈리아의 전력을 핌 베어벡 코치에게 분석하게 하고 자신은 8강 상대가 될 스페인-아일랜드전을 관전하러 가는 첩보전을 펼쳤고 코뼈가 부러진 수비수 김태영에게 골절상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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